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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E 수장 머스크 전횡에…트럼프 반대운동 설설 끓는다

박소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2/27 [17:31]

DOGE 수장 머스크 전횡에…트럼프 반대운동 설설 끓는다

박소현 기자 | 입력 : 2025/02/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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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래 한동안 잠잠하던 트럼프 반대 운동이 최근 저변을 넓혀 가며 힘을 얻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 곳곳에서 의원들의 의정보고회에 트럼프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나타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유권자들은 "왕은 안 된다!" 등 항의 구호를 함께 반복해서 크게 외치기도 한다.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주) 연방상원의원의 대중연설에는 트럼프의 예산삭감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몰려들어 행사장이 넘친다.

 

민주당이 장악한 주정부의 법무장관들은 협의체를 구성해 트럼프가 내린 행정명령을 중단시켜 달라는 소송을 체계적으로 법원에 내고 있으며, 이렇게 제기된 7건 중 6건에 대해 법원이 중단 명령을 내렸다.

 

민주당 연방의회 선거운동위원회, 민주당 주지사협의회, 진보성향 단체에 대한 기부금도 늘고 있다.

 

연방상원·하원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연방정부 셧다운'을 앞두고 단결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려고 계획중이다.

 

샌더스 의원의 수석 정무보좌관인 파이즈 샤키르는 유권자들의 분노가 쌓이고 있으며 확실한 공화당 텃밭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반대의견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화당) 의원들은 일론 머스크를 옹호하려고 시도하면 심한 야유를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작하려고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각료회의 참석한 머스크

(워싱턴DC UPI=연합뉴스) 미국 '정부효율부'(DOGE) 조직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2025년 2월 26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각료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Photo by Al Drago/UPI) 202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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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단체 '인디비저블'의 공동집행대표인 에즈라 레빈은 작년 11월 대통령선거 전에 1천곳이던 지역별 지회가 1천500곳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진보 성향의 공공부문 감시단체 '무브온'은 지난주에 60건의 행사를 조직했다.

 

이 중에는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의 사무실 바깥에서 벌인 항의시위가 포함돼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수백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레빈은 트럼프에 대한 반대 운동이 작년 11월 당선 직후부터 있었으나 최근 들어서 대중들의 눈에 띌 정도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 반대 시위의 규모가 크지 않고, 내용이 뻔하며, 참가자들은 동원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처럼 트럼프의 연방정부 지출 삭감이 꼭 필요한 일이라며 옹호하는 경우도 있다.

 

트럼프 1기 초기인 2017년 초에는 유명인들이 감정 섞인 성명서를 쏟아내고 대규모 거리시위가 열렸으나, 이번에는 트럼프 반대자들이 구체적 정책에 대한 정치적·법적 대응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무브온의 공보담당자인 브릿 재커비치는 2016년 선거와 달리 2024년 선거가 끝났을 때는 민주당 측이 엄청난 노력을 투입했는데도 백악관, 상원, 하원이 모두 공화당에 넘어가는 바람에 많은 민주당 활동가가 매우 지쳐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도를 넘으면" 반대운동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정부지출 축소를 명분으로 메디케이드(저소득층·장애인 등을 위한 미국의 공공의료보험)와 다른 프로그램들에 대한 자금지출을 중단하고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고 위협한 점을 '도를 넘은' 지점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공보담당자인 해리슨 필즈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정부지출 축소 노력이 미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무신경하고 무계획적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지출삭감 조치에 대해 유권자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 대변인실에서 일했던 민주당 전략가 앤드루 베이츠는 "2024년 선거에서 공화당은 부유한 기득권세력에 대항하고 취임 첫날부터 물가를 낮추겠다는 거짓 약속을 최대 자산으로 삼았지만, 이것이 2025년과 2026년에는 공화당에 대한 불신을 일으키는 부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이 "전략적 침묵"이라는 핑계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적극적 저항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비판도 진보단체들에서 나온다.

 

레빈 공동대표는 민주당 상원의원 상당수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의 인준동의안이 통과되도록 협조해줬던 점을 지적하면서 "(민주당 일각의) 전략적 침묵이라는 정책이나, 정부를 장악하려는 파시스트들을 동반자로 삼으려는 정책은 좋은 전략이 아니고 도덕적인 전략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계기는 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의 전횡으로 보인다.

 

특히 머스크의 주장에 따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지난달 27일 연방정부 지원금 지출을 전면 중단하라는 지시 공문을 보냈다가 엄청난 물의와 혼란을 일으켜 이틀 뒤에 이를 공식적으로 철회한 사건이 반대세력 집결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 13∼18일 실시된 WP-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취임 이래 해 왔던 일들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48%로, 지지 의견(43%)보다 많았다.

 

강하게 반대한다는 의견은 37%로, 강하게 지지한다는 의견(27%)을 훨씬 앞섰다.

 

민주당 측은 연방정부 부채한도 증액 시한이 다음달 14일로 다가오면서 벌어질 '예산 전쟁'도 트럼프 반대 세력을 결집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까지 부채한도 증액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일부 필수 기능을 제외하고 운영중단(셧다운)에 들어가 대부분의 업무가 마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4조5천억 달러(6천600조 원) 이상 규모의 감세를 추진해 그의 억만장자 친구들에게 엄청난 득을 안겨주면서, 일반인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은 없애려고 한다는 것이 민주당 측의 비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메디케어 지원 축소 방침 등이 공화당 세력이 우세한 농촌 위주 지역에 큰 경제적 부담을 줘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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