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미국산 비트코인' 공약, 현실 가능성은?
이선영 기자 | 입력 : 2024/12/27 [10:0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남은 비트코인을 모두 미국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히며 암호화폐 산업의 변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이 목표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의 95%가 이미 채굴되었으며, 남은 비트코인의 생산량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이는 트럼프의 "미국산 비트코인" 공약이 한정된 채굴 기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현실성이 낮음을 보여준다. 또한, 비트코인 채굴은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정 국가가 이를 독점하기는 어렵다.
미국 채굴업체들은 전 세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의 50% 미만을 차지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비용이 낮고 규제가 적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등의 국가들이 미국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와 아르헨티나는 저렴한 수력 발전과 안정적인 달러 기반 수익 모델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다수의 비트코인 채굴 장비는 중국 제조사인 비트메인(Bitmain)과 같은 업체에서 생산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전쟁이나 관세 정책을 강화할 경우, 이러한 장비의 수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미국 채굴업체들이 추가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트럼프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채굴업체들은 해외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라 홀딩스(MARA Holdings)는 아부다비의 국부펀드와 협력하여 중동 최대 규모의 채굴장을 설립하고 있다. 또한, 클린스파크(CleanSpark)와 라이엇 플랫폼스(Riot Platforms) 같은 미국 기반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 규제 완화와 산업 지원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트럼프의 비트코인 '미국산' 공약은 국가 경제 전략과 연계된 중요한 목표지만, 글로벌 경쟁과 구조적 장애물로 인해 실현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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