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영국과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예상보다 큰 폭인 50bp(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역시 지난달 캐나다 중앙은행은 2회 연속 동결해오던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했고, 호주 중앙은행 역시 지난 4월 금리 인상 행진을 중단했다가 5월과 6월 2개월 연속 다시 올렸다.
지난달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신흥국의 동결 움직임과 달리 올해 들어 지금까지 가장 많은 수의 월별 금리 인상을 강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책 입안자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을 긴장하게 하고 추가 긴축을 예고한다는 것이다.
채권운용사 핌코의 티파니 와일딩 이코노미스트는 통신에 "몇몇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과정에서 초기 진전을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중앙은행들은 균형을 잡는데 계속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주요 10개국(G10) 중앙은행들은 지난달 대부분 금리 인상을 택하는 등 올해 들어 총 28회에 걸쳐 950bp의 금리 인상을 기록했다. 노르웨이가 2021년 9월 금리 인상에 들어간 이후로 지금까지 총 3천765bp를 올렸다.
G10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다른 선진국 모임으로, 주요 7개국(G7)에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를 포함하고 있다. 모두 11개국이지만 관습상 G10으로 불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상 일시 중단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놀라운 일이 아니었지만, 연준의 매파적 전망은 세계 시장 전반에 불안을 불렀다.
자산운용사인 미국 뱅가드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중반기 전망을 통해 "중앙은행들이 할 일이 더 많다고 본다"며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도달 과정에서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신흥국 시장에서는 긴축 사이클이 기세를 잃어간다는 점이 더 명확해지고 있다.
로이터가 표본으로 잡은 개도국 18개 중앙은행 중에서 13개가 지난달 금리 결정을 위한 통화 정책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이들 중 11개는 금리를 동결했다.
2021년 봄에 시작된 신흥국들의 긴축 사이클에서 '역주행'으로 단연 눈길을 끌었던 튀르키예는 신임 중앙은행장 체제에서 지난달 650bp(6.5%) 인상으로 돌아서면서 전통적인 정책 결정 쪽으로 복귀를 알렸다.
지난달 9일 임명된 튀르키예 중앙은행장 하피즈 가예 에르칸(44)은 미국 월가의 은행 임원 출신 여성으로, 금리 정책의 선회 가능성을 알린 바 있다.
또 튀르키예의 이 같은 인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해 2월 말 기준금리를 9.5%에서 20%로 1천50bp(10.5%) 올린 뒤 두 번째로 큰 폭이었다.
반면 중국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0bp(0.1%) 인하했다.
신흥국 전체의 올해 총 금리 인상은 22차례에 걸쳐 1천375bp다. 이는 지난해 단행된 7천425bp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금리인하의 경우 2차례에 걸쳐 총 60b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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