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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사기냐 사업 판단 실수냐"...파산한 FTX 창업자 횡령 혐의 등 법정공방

김진범 기자 | 기사입력 2023/10/05 [10:39]

"초대형 사기냐 사업 판단 실수냐"...파산한 FTX 창업자 횡령 혐의 등 법정공방

김진범 기자 | 입력 : 2023/10/05 [10:39]



몰락한 암호화폐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를 놓고 미국 연방검찰과 뱅크먼-프리드의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인단과 연방검찰은 4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각자 엇갈린 모두 진술을 통해 충돌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검찰은 뱅크먼-프리드의 초대형 사기로 FTX가 무너졌다고 지적한 반면 변호인단은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 과정에서 일어난 사업 판단의 실수 탓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암호화폐의 왕'으로 불리던 뱅크먼-프리드는 2019년 FTX를 세운 뒤 지난해 11월 파산 때까지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빚을 갚고 호화 부동산을 사들이거나 정치 후원금을 불법으로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변호인 마크 코언은 뱅크먼-프리드가 매사추세츠공대(MIT) 졸업생으로 위험 관리를 간과한 '수학광'이며, 고객 돈을 훔치지 않았다고 혐의를 일축했다.

 

이 변호인은 "뱅크먼-프리드와 그의 동료들이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비행기를 만들었다"며 한 사람이, 한 최고경영자(CEO)가, 분명히 뱅크먼-프리드가 모든 위치에 있으며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FTX 창업자를 옹호했다.

 

그러나 테인 렌 검사는 뱅크먼-프리드가 100억달러 (약 13조5천억원) 이상을 FTX 고객들로부터 가로챘다며 "FTX의 모든 것은 거짓말 위에 세워졌다"고 지적했다.

 

또 "뱅크먼-프리드가 FTX를 이용해 엄청난 규모의 사기를 저질렀고, 그 돈을 자신의 왕국을 세우는 데 썼다"며 "FTX 고객들로부터 훔친 돈"이라고 비판했다.

 

FTX 창업자에 대한 재판은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의 루이스 캐플런 판사가 지난 3일 12명의 배심원단을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앞으로 이어질 재판에서 뱅크먼-프리드의 측근 3명을 증인으로 소환할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예상했다.

 

이들 증인 중에는 뱅크먼-프리드의 전 여자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였던 캐롤라인 앨리슨 전 알라메다리서치 CEO는 물론 FTX 전 경영진도 있다. 이들 모두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렌 검사는 "이들이 내부자의 시각으로 어떻게 범죄가 일어났는지 보여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증인들이 당시에는 동의한 뱅크먼-프리드의 '선의의 의사결정'이 지나고 보니 사기였다는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앨리슨 전 알라메다리서치 CEO의 경우 가상화폐 투자 손실에 대비하라는 뱅크먼-프리드의 촉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증인 신문 등 재판이 본격화되면 양측의 공방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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