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중국의 제재 소식에 하락했다.
2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2.26포인트(0.41%) 하락한 39,313.6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99포인트(0.31%) 내린 5,218.19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4.35포인트(0.27%) 하락한 16,384.47을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지난주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후 점차 반락했다.
투자자들은 기술기업들의 주가 조정,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 등을 주시했다.
중국이 자국 정부 기관에서 미국 컴퓨터 기업 인텔과 AMD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개인용 컴퓨터(PC)와 서버를 퇴출하는 내용의 새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는 소식에 반도체 관련주들이 타격을 입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작년 12월 26일 정부용 컴퓨터 및 서버 조달과 관련한 새 가이드라인을 공개했으며, 여기에 정부 기관과 당 조직에 '안전하고 신뢰할 만한 제품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외국산 제품 대신 중국산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 같은 소식에 인텔의 주가가 2% 가까이 하락하고, AMD의 주가도 0.5%가량 떨어졌다.
유럽연합(EU)이 애플, 알파벳, 메타를 상대로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여부에 대한 첫 조사에 돌입했다는 소식도 기술기업에 악재가 됐다.
구글과 애플에 대한 조사는 '다른 결제방식 유도 금지'(anti-steering)' 규정과 관련된 조사로 앱 마켓 운영업체가 외부 앱 개발자가 앱 내에서 다른 결제 방식을 선택하도록 연결하거나 광고하는 것을 금지하는 관행에 대한 것이다. 메타의 경우 지난해 가을 도입한 '결제 혹은 동의' 플랜에서 사용자들이 타깃 광고를 위해 디지털 활동 사용 허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월 최대 11달러의 구독료를 내도록 한 방식이 'DMA'법을 위반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구글과 애플의 주가는 각각 0.46%, 0.83% 하락했고, 메타의 주가는 1.29%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해온 시장은 가파른 랠리 후 조정 압력을 받았다.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전망에 변화를 주지 않고, 연내 3회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증시는 지난주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한 인터뷰에서 올해 총 3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혀 3회 인하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다만, 이번 주 후반에 나오는 연준 선호 2월 개인소비지출(PEC) 가격지수가 또다시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나온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할 위험도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주 금요일에 샌프란시스코 연은이 주최하는 대담에 나설 예정이라, 관련 지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도 주목된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긍정적으로 나왔다.
미국의 지난달 전미활동지수(NAI)는 석 달 만에 확장세로 돌아서며 미국 경기가 개선됐음을 시사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은 2월 전미활동지수가 0.0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는 작년 12월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해 석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전미활동지수가 플러스이면 경기가 장기 평균 성장세를 웃돈다는 의미이며, 마이너스(-)이면 장기 평균 성장세를 밑돈다는 의미이다.
업종별로 보면 테슬라는 월가로부터 또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1% 상승했다.
보잉의 주가는 데이브 캘훈 보잉 최고경영자(CEO)와 래리 켈너 보잉 이사회 의장이 사임한다는 소식에 1% 이상 상승했다.
그동안 보잉은 지난 1월 5일 알래스카 항공이 운행한 737맥스9 여객기의 도어플러그 이탈 사태 이후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왔다.
파산설에 시달렸던 전기차 신생 업체 피스커의 주가는 대형 자동차업체와의 거래가 무산됐다는 소식에 28% 정도 내렸다.
업종 지수는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 금융, 헬스, 산업, 부동산, 기술, 통신 등 관련 지수는 하락했다. 반면, 에너지, 소재,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3.5%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3포인트(1.00%) 오른 13.19를 나타냈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이날 급등세를 나타내며 7만 달러선을 회복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 오후 1시 20분 현재(서부 시간 오전 11시2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7만620달러(9천484만원)를 나타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8.53% 급등한 것으로, 비트코인이 7만 달러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4일 이후 11일 만이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8.41% 오른 3천631달러, 솔라나는 12.14% 급등한 194달러에 거래되는 등 이날 가상화폐는 일제히 급등세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역대 최고가(7만3천800달러)를 기록한 이후 일주일 동안 하강 곡선을 그리며 한때 6만 달러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지난 20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면서 급반등해 6만8천달러대까지 껑충 뛰기도 했으나, 추가 상승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지난주에는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지지부진하고 비트코인 펀드(GBTC)를 ETF로 전환한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ETF에서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면서 전체 자금 유출은 9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1일 본격 출시 이후 주 단위로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가장 큰 자금 유출 규모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그레이스케일 ETF에서만 19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편 암호화폐 마켓 인사이트 플랫폼 언폴디드(Unfolded)는 이날 X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은 아시아·태평양 거래 시간대보다 미국 증권 시장 개장 이후 시간에 집중돼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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