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정권 교체를 앞두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반독점 당국이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를 상대로 막판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 법무부가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 해체를 검토하고 있으며,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사업 관행에 대해 조사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지난 8월 구글과의 검색시장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한 법무부가 재판부에 구글 사업의 구조적 변화를 검토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글이 자사 모바일 제품과 검색엔진 간 연계를 제한하지 않을 경우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 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의 매각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하려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크롬 강제 매각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8월 워싱턴DC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구글이 "시장 지배력을 불법적으로 남용하고 경쟁을 제한했다"며 반독점법 위반으로 판결하면서 구체적인 처벌은 내년 8월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구글의 검색시장 독점에 따른 폐해를 완화하기 위한 미 법무부의 방안은 재판부에 의해 받아들여져야 하고 구글의 항소도 예상된다.
WSJ은 또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 반독점 담당 부서가 휴렛팩커드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열사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와 네트워크 서비스·장비 공급업체 주니퍼네트웍스의 합병 계약에 대해서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이 지난주 회사 관계자들을 만나 우려 사항을 전달했으며, 통상적으로 이는 회사 측이 소송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HPE는 올해 1월 인공지능(AI)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해 140억 달러(약 19조4천억 원)에 주니퍼를 인수하기로 계약한 바 있으며, 이들은 필요한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의 클라우드 사업 관련 의혹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도 FTC가 MS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 고객이 다른 경쟁 플랫폼으로 옮기지 못하도록 구독료 인상 등 징벌적 조건을 부과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지난 14일 보도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리나 칸 FTC 위원장과 조너선 캔터 법무부 반독점국 차관보는 그동안 전임자들보다 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독점적 지위 남용 등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왔다.
FTC는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을 상대로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비밀 가격조종 알고리즘으로 부당이득을 얻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법무부도 구글·애플·비자 등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진행해왔다.
캔터 차관보는 지난주 인터뷰에서 "현 정부 업무 중 가장 지속될 부분은 소송과 승소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FTC 위원장을 지낸 윌리엄 코바치크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이들에게 (업무를 마무리할) 충분한 시간이 없다"면서 "그들이 펼치려 했던 길을 후임자들이 이어서 갈지 의문"이라고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기업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인수·합병(M&A) 등과 관련해 '진보적 접근'으로 논란이 됐던 요소들이 폐기될 가능성이 있지만, 민주·공화 양당 모두 우려하는 기술·보건업계에 대한 조사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전통적으로 친 공화당 성향이었던 석유업계와 사모펀드 업계에 대한 규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저작권자 ⓒ 코인리더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