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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E 수장’ 머스크, xAI로 오픈AI 추격…트럼프 행정부 구조조정 계획도

남현우 기자 | 기사입력 2024/11/28 [14:45]

‘DOGE 수장’ 머스크, xAI로 오픈AI 추격…트럼프 행정부 구조조정 계획도

남현우 기자 | 입력 : 2024/11/2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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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설립, 오픈AI에 도전장을 낸 일론 머스크가 본격적인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투자 유치(펀딩)에 나서 추가 자금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챗GPT와 같은 일반인 대상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오픈AI를 따라잡기 위해 작년 7월에 설립한 xAI를 이제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AI 회사로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는 현재 오픈AI CEO로 있는 샘 올트먼 등과 함께 2015년 오픈AI를 창립했다. 하지만 2018년 테슬라의 AI 연구에 따른 이해충돌 문제로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한 바 있다.

 

그런 머스크가 오픈AI의 대항마로 만든 회사가 xAI다.

 

머스크는 업계 전반에서 인재를 영입했고 계약업체를 밀어붙여 불과 몇 달 만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새로 구축했다. 당시 업계에서 보기 드문 속도였다.

 

머스크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이 데이터 센터를 기반으로 다음 달까지 xAI를 '모든 지표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달 진행한 펀딩으로 최소 110억 달러(약 15조3천억원)를 끌어모았다. 기업 가치도 500억 달러(약 70조원)로 인정받았다. 이는 민간 AI 개발업체로는 오픈AI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지금까지 xAI는 수익을 거의 내지 못했다. 올해 연간 매출 전망이 1억 달러인데, 경쟁사인 오픈AI의 40억 달러에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과 연계된 매출이 전부다.

 

xAI의 AI 챗봇 '그록'은 머스크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서만 구동된다.

 

하지만 이제 자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개발자가 그록을 사용해 제품을 개발할 때 쓸 수 있는 유료 도구를 출시했으며 할인 혜택도 제공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달에 챗GPT와 같은 일반인 대상 앱도 출시할 계획이다.

 

xAI는 이 시장에 늦게 뛰어들었다. 오픈AI와 구글, 메타 플랫폼, 앤트로픽 등은 적어도 작년부터 소비자와 기업들이 널리 사용할 수 있는 챗봇을 앞다퉈 내놓았다.

 

AI 클라우드 인프라 회사인 모프 랩스의 설립자 제시 마이클 한은 "xAI는 자체 인프라를 빠르게 구성하고 운영팀을 구축하는 데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지만 시장에 이제 막 진입한 초보인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머스크 측은 후발 주자인 xAI의 강점 중 하나로 xAI 모델을 학습시키는데 사용되는 엑스와 테슬라의 독점 데이터를 내세우고 있다.

 

또 이달 펀딩으로 확보한 50억 달러 중 일부를 데이터센터 용량을 두 배로 늘리는 데 사용할 것이며 내년에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한편 머스크가 엑스(당시 트위터)를 인수할 때 자금을 투자해 크게 손해를 본 이들은 이번 xAI 펀딩으로 손실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때 투자한 이들에게 작년에 xAI를 설립하면서 이 회사 주식 총 25%를 배정한 바 있는데 이번 펀딩 때 xAI의 기업가치가 두배로 늘어날 것으로 인정받으면서 큰돈을 벌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큰손 투자자로는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와 오라클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세쿼이아 캐피털과 안드레센 호로위츠 등이 있다.

 

한편 미국 공무원 조직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한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리에 있는 공무원의 신원을 온라인에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머스크는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할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맡을 예정인데 그는 정부내 관료주의와 낭비성 지출을 줄이기 위해 연방정부 공무원을 대거 줄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문제는 그가 일부 공무원 신원을 온라인에 공개해 그의 수많은 지지자가 공격할 수 있는 '좌표'를 찍었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주 엑스(X·옛 트위터)에서 기후 관련 공직을 맡은 4명의 이름과 직책을 담은 게시글 2건을 공유했다.

 

머스크는 납세자가 국제개발금융공사(USIDFC)의 '기후 다변화 국장'을 고용하기 위해 돈을 낼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글에 "가짜 일자리가 너무 많다"는 댓글을 달았다.

 

USIDFC는 저소득 국가의 기후 변화 대응 등을 돕는 투자를 지원한다.

 

이 보직을 맡은 여성은 머스크의 게시글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폐쇄했다.

 

머스크는 에너지부 산하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의 최고기후책임자인 여성도 지목했다.

 

이 사무국은 초기 투자가 필요한 에너지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데 2010년 테슬라에 4억6천500만달러(약 6천500억원)를 지원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머스크의 표적에는 보건복지부의 환경 정의 및 기후 변화 선임 고문과 주택도시개발부(HUD)의 선임 기후 고문으로 일하는 여성들도 포함됐다.

 

머스크는 HUD의 '기후 고문'이 납세자한테 18만1천648달러(약 2억5천만원)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고서 "하지만 어쩌면 그녀의 조언이 대단할 수 있다"는 댓글과 웃는 이모티콘을 달았다.

 

CNN은 머스크가 지목한 공무원들에 부정적인 관심이 쏟아졌으며, 일부 다른 공무원도 머스크 때문에 자신이 위협받거나 직장을 그만둬야 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공무원노조(AFGE)의 에버렛 켈리 위원장은 "이런 전술은 연방 공무원에 공포와 두려움을 심으려는 게 목적"이라면서 "공무원들이 겁을 먹어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머스크에게 이런 행동이 처음이 아니라고 CNN은 설명했다.

 

머스크는 자기를 방해하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공개적으로 지목한 경우가 잦았다.

 

메리 커밍스 조지메이슨대 컴퓨터공학 교수는 "사람들이 그만두도록 겁박하거나 다른 모든 기관에 '다음은 너'라는 신호를 보내는 그의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커밍스 교수는 자동차 안전 규제 기관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근무할 때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프로그램을 비판하며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머스크의 분노대상이 됐다.

 

머스크는 당시 트위터에서 커밍스를 비판했고, 커밍스는 머스크의 수많은 팬으로부터 살해 위협 등 공격을 당해 거주지를 옮겨야 했다.

 

CNN은 사이버 괴롭힘과 온라인 학대 등을 주로 다루는 전문가와 학자들을 접촉했지만, 몇 명은 자신이 머스크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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