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여파로 달러 가치와 유가는 내렸으며, 금값은 오르고 미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 트럼프 연설 후 달러인덱스 107까지 떨어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8.3 부근에서 등락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 연설 이후 107.9 수준까지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 한국시간 오전 10시 8분 기준 108.134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면서 "유가가 떨어지면서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금리가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를 위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대화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적절한 시기에 그렇게 하겠다"면서 금리 인하 폭에 대해서는 "많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관세에 대해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을 내놓지 않은 점도 달러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달러인덱스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이달 13일 110.176으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첫날인 20일에는 관세에 대한 구체적 발언이 나오지 않으면서 1.2%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24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보다 1.5원 내린 1,435.8원을 나타냈다.
금값은 오름세다.
달러 가치 하락 시 달러로 표시되는 국제 금 가격도 내려가는 만큼 금 수요 증가의 요인이 될 수 있다.
금값은 22일에 온스당 2,763.47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해 10월 말(2,790.10달러) 이후 가장 높았다.
금 현물 가격은 한국시간 24일 오전 10시 18분 기준 전장 대비 0.23% 오른 온스당 2,761.27달러다.
다만 소노라자산그룹의 데이비드 엥은 "정말 확실한 정보가 없는 만큼 명확한 답이 있을 때까지 변동성이 좀 더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등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 일본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다음 주에는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이 예고돼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100%로 보고 있으며, ECB의 금리 인하 확률은 96%에 이른다. 이에 따라 미 국채금리 움직임도 잠잠한 모습이다.
◇ 국제 유가 하락…비트코인은 행정명령 실망감에 주춤
트럼프 대통령의 유가 인하 압박에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배럴당 76.0달러까지 찍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여파로 전장 대비 0.82달러(1.09%) 내린 배럴당 74.62달러로 장을 마감,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3월물 브렌트유 종가도 전장보다 0.71달러(0.90%) 떨어진 배럴당 78.29달러를 기록, 6거래일 연속 내렸다.
한국시간 24일 오전 10시 8분 기준 WTI와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각각 74.20달러, 77.79달러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23일 미 뉴욕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53%),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92%), 나스닥 지수(+0.22%) 등 3대 지수가 모두 올랐다.
S&P 500 지수는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미 증시에서는 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는데,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의 AI 합작회사 '스타게이트' 설립 및 5천억 달러(약 718조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데 따른 기대감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직전 10만9천 달러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시간 전 대비 0.29% 내린 103,584 달러다.
일각에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가상화폐 관련 행정명령에 비트코인의 전략적 자산 비축에 관한 내용이 명시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실망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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