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MIT가 전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게리 겐슬러(Gary Gensler)를 교수직에 유지하는 한 졸업생 채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제미니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타일러 윙클보스(Tyler Winklevoss)는 MIT가 겐슬러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한, 제미니는 MIT 출신 졸업생 및 인턴을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미니와 SEC의 갈등은 2023년부터 본격화되었다. SEC는 제미니의 ‘제미니 언(Gemini Earn)’ 프로그램이 미등록 증권을 판매했다며 제재를 가했고, 결국 제미니는 2,10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며 합의했다.
겐슬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SEC 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MIT 교수로 복귀해 금융과 규제 정책, 인공지능(AI)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MIT에서 강의를 했으며,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SEC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윙클보스의 발표 이후, 암호화폐 업계 내에서는 MIT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에릭 부르히스(Erik Voorhees)**는 "모든 암호화폐 기업이 MIT 졸업생 채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인베이스(Coinbase) 또한 2023년 12월 전 SEC 관계자를 영입한 로펌 ‘밀뱅크(Milbank)’와의 거래를 중단한 바 있으며,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코인베이스 CEO는 "암호화폐 산업을 죽이려 했던 인물들을 채용한 로펌과는 더 이상 일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MIT 졸업생 전체를 배제하는 것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Axelar 네트워크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고르부노프(Sergey Gorbunov)는 "학생들을 겐슬러의 행보와 연관 짓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MIT 출신 인재들을 채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법률 전문가 프레스턴 번(Preston Byrne) 역시 "SEC 전직 관계자를 영입한 로펌과 일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MIT 졸업생 전체를 배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SEC는 겐슬러 후임으로 마크 우예다(Mark Uyeda) 위원장이 임시로 지휘하고 있으며, 그는 올해 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찬성표를 던진 인물 중 한 명이다. 또한,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위원이 새롭게 구성된 SEC의 암호화폐 태스크포스를 이끌게 되면서, 규제 방향이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MIT와 SEC, 그리고 암호화폐 업계 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미니의 MIT 보이콧 선언이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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