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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리버스ICO 키워드 셋…"신뢰, 가치, 상용화"

한걸음 | 기사입력 2018/08/02 [13:27]

[칼럼]리버스ICO 키워드 셋…"신뢰, 가치, 상용화"

한걸음 | 입력 : 2018/08/02 [13:27]

ICO(암호화폐 공개)는 백서를 공개한 후 신규 암호화폐(가상화폐, 가상통화)를 발행해 투자자들로부터 사업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이다. 스타트업이 손쉽게 자금을 모을 수 있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백서만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위험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모든 ICO의 90%는 실패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체 조사한 1,450건의 ICO 중 20%인 271건이 사기이거나 사기에 가깝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기성 ICO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블록체인이 새로운 산업이다 보니 ICO를 하려는 기업이나 팀을 검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ICO라 하더라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나 관리 소홀, 기술진의 역량 부족, 프로젝트 팀와 커뮤니티간의 불화 등 다양한 이유로 ICO 법인이 도산하거나 개발을 중단해 버리면 결과적으로 사기가 돼버리는 셈이다. 특히 ICO에 대한 규제가 뒷받침되고 있지 않은 현실 속에 투자자들은 너무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기존 기업들의 ICO인, 리버스 ICO가 주목 받고 있다. 운영하던 기존 사업과는 별개로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자금 확보형 ICO와 달리 이미 상용화된 기존 사업을 기반으로 암호화폐를 공개하는 방식을 리버스 ICO라고 한다.

 

기존 기업이 리버스ICO를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리버스ICO를 통해 투자금을 쉽게 모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이 ‘그램’이라는 신규 암호화폐를 발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텔레그램은 10억 명이 사용하는 검증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암호화폐를 공개해 지난 2018년 3월 전 세계적으로 17억 달러를 모금했다. 

 

미국 데이터 조사기관 크린치베이스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8년 2월까지 블록체인 벤처기업에 대한 ICO 숫자는 벤처캐피탈 투자 횟수보다 적었지만 모금액에서 벤처캐피털에 비해 3.4배나 앞섰다. 그런데 텔레그램 혼자 벌써 지난해 총 ICO 모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17억 달러를 모았다. 하반기에 이어질 대형 리버스 ICO가 끝나면 2018년의 약 ICO 시장 모금액은 2017년에 비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 기업이 리버스ICO를 선호하는 이유는 기존 서비스와 연계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블록체인 기술을 구현해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한다면 각 플랫폼만의 생태계가 탄생한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지 등에 또, 네이버는 웹툰, 네이버쇼핑 등에 이용 가능한 코인을 만들게 되면 각각의 코인으로 거래에 이용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사례)바이터그룹은 암호화폐 거래봇인 '벡터엑스봇'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 트레이딩 투자 플랫폼인 '벡터엑스(VectorX)'의 ICO(암호화폐공개)를 진행하고 있다.     © 코인리더스



 

이처럼 리버스 ICO가 ICO 트렌드로 급격히 바뀌고 있는 이유는 기업과 투자자, 소비자(사용자)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 ICO가 벤처기업들, 특히 블록체인 벤처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기존 기업들 역시 ICO를 통해 용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뢰할만한 업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코인 가치의 상승을 더욱 촉진할 수 있다. 기존 ICO만 하더라도 평균 82%의 수익을 올렸다는 조사결과를 감안한다면 리버스 ICO가 모든 형태의 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완전히 자리 잡는다면 코인 가치 역시 크게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리버스 ICO는 반갑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이끌고 있는 한재선 대표는 한 서밋에서 "블록체인이 주목 받고 있다고 하지만, 이용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를 체감할 만한 서비스는 없다. 이것이 블록체인의 현실이다. 블록체인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당사자들이 스스로 가치를 입증해야 하고, 결국 이는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다양한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블록체인의 가치를 일반 이용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버스 ICO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리버스 ICO는 기존 ICO에 비해 신뢰도가 높고, 투자가치가 높다는 인식 때문에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ICO 트렌드가 장기적 관점에서 상용화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변화할 전망이어서 리버스 ICO는 지속적으로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한걸음(암호화폐 전문가, 바이터그룹 ICO 벡터엑스(VectorX, http://vectorx.io) 어드바이저, 디지털 커런시 아시아 대표, 코인 미디어 운영, 한국 슬로우 리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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