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에 따라 시장 약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달러 가치 및 국채 금리 상승 전망이 빗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감세 공약은 인플레이션 요인이며,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지가 줄어들면 달러 가치와 국채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어긋나고 있다는 것이다.
유로화·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9월 말 100.157로 바닥을 친 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달 13일 110.176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106.9까지 떨어졌고, 이달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멕시코·중국 관세 예고에 109.8로 상승했다가 다시 107.9 수준으로 내려왔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작년 9월 중순 3.61%로 저점을 찍고 지난달 14일 4.79%로 상승했지만, 이달 들어 4.40%까지 떨어졌다가 4.54%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현재까지는 예상보다 공격적이지 않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판단이 영향을 끼쳤으며, 시간을 두고 진행되는 무역전쟁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저해되기 시작한 측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투자은행 바클리의 제리 미니에는 "올해 초부터 살펴보면 트럼프 트레이드 상당수가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이에 따라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전쟁으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근본적 두려움이 있다"고 했고, JP모건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전략가도 무역 전쟁으로 물가뿐만 아니라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짚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데이비드 하우너는 강달러 전망이 과도하다면서 신흥시장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꿨고 "관세 노이즈는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고 봤다.
신흥국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고 미국보다 실질금리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를 빌려 신흥시장에 투자할 유인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를 본 개별 자산들도 최근 힘을 못 쓰고 있다.
'정권 실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해 말 479.86달러까지 찍었지만 최근 들어 약세다. 특히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 주가가 16% 넘게 빠지면서 328.50달러로 내려왔다.
머스크의 트럼프 행정부 입각으로 규제 완화 기대감이 나오지만 아직 대부분 현실화하지 않았고,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업체들과의 경쟁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 가상화폐' 기조에 기대를 걸었던 비트코인(BTC) 가격도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 10만6천 달러를 넘기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9만6천달러를 중심으로 등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전 내놓은 밈코인은 지난달 한때 70달러를 넘겼지만 지금은 15달러대로 급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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