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의 블록체인 출시가 금지된 가운데 커뮤니티 내부에서 자체 프로젝트 추진 움직임이 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미디어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투자자 약 20명으로 구성된 'TON(Telegram Open Network) 커뮤니티재단'은 미국 법원으로부터 임시 발행금지 명령을 받은 텔레그램 없이 TON을 가동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재단 설립자이자 TON랩 커뮤니케이션 총괄을 지낸 페도르 스쿠라토프는 텔레그램을 제외하고 재단이 TON을 출시할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 전했다.
지난 24일 미국 뉴욕남부지방법원은 텔레그램의 암호화폐 '그램(Gram)'이 증권이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주장을 받아들여 17억달러 규모의 토큰세일 참가 투자자에 대한 토큰 발행에 대해 임시금지 판결을 내렸다.
이에 텔레그램 측은 해당 판결에 대해 항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TON커뮤니티재단은 오픈소스 기술을 규제하는 것에 대한 한계점을 강조했다. 국가가 특정 개인과 기업을 제재할 수 있지만, 소스가 공유돼 있기 때문에 다른 쪽에서 기술 활용을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 설립자는 텔레그램이 토큰 출시에 필요한 모든 코드는 이미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제네시스 블록을 생성하고, 거래 검증자로 최소 13대의 컴퓨터를 제공하면 네트워크를 가동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커뮤니티 내 동의를 얻는 것 외에는 TON 출시를 위해 커뮤니티가 추가적으로 해야할 일은 없다"면서 "이를 위해 과반 이상의 투자자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이는 네트워크를 원줄기에서 분리시키는 하드포크와 유사하지만, TON의 경우 네트워크의 메인넷, 즉 가동 중인 네트워크가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르다.
실제로 지난 봄부터 텔레그램의 테스트넷 작업을 지원해온 스타트업 'TON랩'은 최근 자체적인 테스트넷을 출시해 가동 중이다.
작년 9월 텔레그램은 TON 블록체인 노드를 가동하기 위한 코드를 공개했으며, 이후 SEC에 기소된 이후에도 TON 합의 프로토콜, 자체 암호화폐 월렛 등에 대한 백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제 온라인에서 코드를 사용해 다양한 버전의 TON 블록체인을 출시할 수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의 합법성을 인정받고 실제 가치를 얻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재단 설립자는 "TON 가동에 필요한 동의를 얻기 위해 투자자 접촉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백서에서 약정한 투자자, 텔레그램 개발자에 대한 토큰 지급 방안 등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TON은 지분증명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검증자가 처음부터 상당량의 토큰을 스테이킹하고 거래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블록체인 출시와 함께 프로젝트 투자자에 특정 수량의 그램이 지급돼야 한다.
익명의 한 투자자는 현재 투자자 그룹의 절반은 어떤 조건으로든 투자금을 돌려받기 원하고 있고, 나머지는 여전히 토큰이 발행되기 원한다고 전했다.
텔레그램 블록체인은 원래 10월 출시 예정이었다. 하지만 SEC의 긴급 중단조치로 제동이 걸리자, 텔레그램은 투자자 동의를 구해 오는 4월 30일까지로 기한을 연장했다.
일부 TON 투자자들에게 자문을 제공해온 투자사 HASH CIB의 야고프 바린스키 대표는 지난 10월과 달리 출시일 변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는 전체 투입자금 중 72%만 돌려받을 수 있지만, 현재 금융시장 상황에서 큰 손해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텔레그램이 자본금을 돌려주게 되면 자금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텔레그램 설립자이자 CEO인 파벨 두로프가 투자자와 일정을 다시 조율하든 출시를 강행하든 자금을 지키기 위한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 밝혔다.
대표는 "TON이 출시되면, 블록체인 업계는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에서 텔레그램 개발팀이 빠진다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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