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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자이언트 스텝' 우려에 휘청...투자자, 위험자산서 발빼나

박병화 | 기사입력 2022/06/14 [07:04]

비트코인, '자이언트 스텝' 우려에 휘청...투자자, 위험자산서 발빼나

박병화 | 입력 : 2022/06/14 [07:04]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Bitcoin, BTC)이 13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의 고강도 통화긴축 전망과 경기침체 공포 속에 '검은 월요일'을 보냈다.

 

비트코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장중 22,000달러선까지 급락하며 2020년 12월 이후 최저가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50%가량 하락했고, 작년 11월 사상 최고가 약 69,000달러에서는 약 66% 급락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Ethereum, ETH)도 현재 17%가량 급락하면서 1,2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는 코인마켓캡 기준 일시 1,186.54달러까지 떨어졌었다.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도 1년 5개월 만에 1조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약 9,600억달러로 집계돼 2021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조달러선 아래로 내려왔다.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작년 11월 2조 9,680억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7개월 만에 2조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재나 스트리터 선임 투자·시장 분석가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임이 입증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링 위에서 심한 멍이 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폭락세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한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을 앞다퉈 처분하면서 투매 현상이 가속화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지난달 초 한국산 암호화폐 테라USD와 자매 코인 루나(LUNC)의 붕괴 사태, 이날 불거진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어스의 인출 중단 등 내부 요인으로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암호화폐를 자사 플랫폼에 맡기면 기관투자자 등에 이를 대출해 18%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광고해온 셀시어스는 "극단적인 시장 여건 때문에 "암호화폐 인출과 이체 등을 전면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로 인해 셀시어스의 자체 코인인 셀(CEL) 가격은 하루 만에 50% 이상 폭락했다고 CNBC가 전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도 이날 기술적 이유를 들어 비트코인 인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바이낸스 창업자인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30분 안에 문제를 고치겠다고 공지했다가 잠시 후 "초기 예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재공지했다.

 

다만 현재 인출 중단 문제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고객들은 BEP-20과 같은 다른 네트워크에서 여전히 비트코인을 인출할 수 있다"고 자오 CEO는 밝혔다.

 

겹악재에 시달리는 임허화폐 시장의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 업체 '체인업'의 제프 메이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위험하고 현금화하기 쉬운 가상화폐들이 매도 우위 시장에서 가장 먼저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르 부사장은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직전 하락장 때 80% 폭락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앞으로 한두 달은 비트코인 가격이 훨씬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회의론자 피터 시프(Peter Schiff) 유로퍼시픽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은 20,000달러, 이더리움 가격은 1,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만약 해당 가격선까지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한다면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고점 기준 약 3조 달러에서 8,000억 달러 아래로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저점매수를 지양해야 한다. 더 큰 돈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스탠스 전망에 경기침체 공포까지 번지면서 폭락세를 보였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하락한 30,516.74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1.23포인트(3.88%) 떨어진 3,749.6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30.80포인트(4.68%) 급락한 10,809.2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지난 1월 기록한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이날 종가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가 종가 기준 약세장에 진입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33%가량 추락해 약세장이 더욱 깊어졌다.

 

주요 지수들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장 마감 전 연준이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인상)이 아닌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면서 하강곡선이 가팔라졌다.

 

투자자들은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0여 년 만의 최대폭인 8.6% 상승한 것을 계기로 연준의 금리인상이 더욱 급격해질 것으로 보고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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