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제전문지 샬랑주(Challenges)와의 인터뷰에서 "기업·개인이 많은 국경 간 결제 솔루션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유럽중앙은행도 CBDC의 실행가능성과 장점을 계속 검토해서 암호화폐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존 중앙은행들과 함께 CBDC 잠재력 및 관련 비용 확인을 위해 암호화폐 전담 태스크포스를 조직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중앙은행의 CBDC 개발이 민간 시장이 주도하는 빠르고 효율적인 결제 솔루션 개발을 방해하거나 밀어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CBDC가 기존 금융시스템이 가진 수많은 문제를 해소하며 유럽연합의 금융산업과 통화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암호화폐 도입으로 인한 새로운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앞서 총재는 페이스북이 이미 전세계에 확산된 디지털 플랫폼으로 경쟁사를 견제하고 불공정한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작년 6월 페이스북이 스테이블코인 '리브라' 프로젝트를 공개하자 CBDC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에 불이 붙었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디지털 화폐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으며, 일부는 개발단계를 거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은 민간이 관련 시장을 선점할 것을 우려해 지난 수년동안 연구·개발해온 디지털 위안화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바하마 중앙은행도 QR코드 결제 및 이체가 가능한 디지털화폐 프로젝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미숙한 CDBC 시도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 마셜제도가 디지털 화폐 발행을 시도했지만 IMF는 "엄격한 자금세탁방지 조치를 도입하더라도 CBDC는 미국 금융기관과의 협력, 달러 접근성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분명한 반대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한편, 중앙은행들은 대부분 암호화폐와 CBDC, 법정화폐를 배타적이고 대립하는 관계로 보고 있다.
지난해 영란은행 총재 마크 카니는 다양한 법정화폐로 담보하는 CBDC가 달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영란은행 총재는 준비통화 바스킷으로 담보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합성패권통화(SHC)'를 제안하기도 했다.
반대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경제학자 기타 고피너스(Gita Gopinath)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즈 기고란을 통해 국제 무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미국 달러를 디지털 자산이 대체하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고피너스는 디지털 화폐가 달러의 지배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의견에 대해 "국제경제 번영과 무역 균형에 도움될 순 있지만 전세계가 해당 화폐를 받아들여야 가능한 일"이라며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반박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흥미롭고 많은 잠재력이 있지만 강력한 글로벌 준비통화인 미국 달러를 대체하기에는 관련 인프라와 국제적 수용 수준이 불충분하다"고 짚었다.
이어 "글로벌 준비통화가 갖춰야할 기본 요인은 결제기술 발전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달러의 위상은 미국이 제공하는 기관, 법률, 신뢰할 수 있는 투자자 보호 방안 등으로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IMF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외환 보유고의 60%를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000억 달러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2위 준비통화인 유로의 점유율은 20%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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