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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계 동향 - 디지털 화폐전쟁 2] 기축통화 넘보는 'CBDC’, 달러 패권 도전하는 '디지털위안’

이진영 기자 | 기사입력 2020/10/30 [19:59]

[코인계 동향 - 디지털 화폐전쟁 2] 기축통화 넘보는 'CBDC’, 달러 패권 도전하는 '디지털위안’

이진영 기자 | 입력 : 2020/10/30 [19:59]

▲ 사진: freepik.com  

 

기축통화 넘보는 "CBDC"

중국을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요. 그런데 각 나라는 왜 CBDC를 도입하려고 할까요?

 

CBDC는 종이 화폐처럼 발권 비용이 들지 않고, 사용하기 간편하며, 국가가 자금의 흐름을 정확하고 투명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즉 돈이 뇌물·탈세·자금세탁 등 불법적인 일에 쓰이는 징후가 있는 징후가 있는지 감시하기 쉬워져요. 지하경제를 막을 수 있는 장점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이 경기부양 등 통화정책을 펼칠 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현금 사용량이 줄어드는 지금 디지털 화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건 당연해 보여요.

 

하지만 전세계가 CBDC에 주목하는 이유는 '디지털 화폐의 장점' 때문만은 아니에요. 각국은 발 빠르게 CBDC를 도입해 글로벌 디지털 결제 체계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패권을 갖기 위해 CBDC에 주목하고 있어요.

 

CBDC와 기존 암호화폐의 차이점은?

대표적인 디지털 화폐로 가상화폐(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있어요. 그렇다면 CBDC와 일반 암호화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요?

 

비트코인과 같은 민간 기업 발행 가상화폐와 달리 CBDC는 제도권 안에서 발행된다는 차이점이 있어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기 때문에 실명 거래가 가능하고 거래 과정도 투명하게 드러나요. 가격 변동성이 큰 일반 가상화폐와 달리 국가가 가치를 보장하기 때문에 화폐로 사용하기에 더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마스터카드 CEO는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 때문에 금융소외 계층에 포괄적인 통화로 사용될 수 없다"고 비판하며 CBDC야말로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통화라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또 기존의 가상자산은 분산 네트워크 환경을 기반으로 해 중앙 통제가 힘들지만, CBDC는 국가가 모든 화폐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화폐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어요. 투명성 강화로 위변조 및 자금세탁 등 금융 범죄를 방지하고, 세수(稅收)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요.

 

 

 

▲ 사진: freepik.com

 

달러 패권에 도전장 내민 '디지털 위안'

디지털 화폐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국가는 단연 ‘중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중국은 CBDC를 포함한 암호화폐, 블록체인 분야에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이번 달에는 중국 내 일부 지역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디지털 위안화 시범 실험을 진행했어요. 중국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화폐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테스트를 시행하며 CBDC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또 디지털 위안화 법제화를 위해 은행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CBDC 발행을 위한 길을 닦고 있어요. 지난주 중국은 ‘물리적 형태와 디지털 형태의 위안화 모두 중국 법정화폐에 포함된다’라고 명시했어요. 또 디지털 위안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기타 민간 발행 암호화폐 유통에 대한 처벌 수준을 높이는 모습을 보였어요.

 

중국이 서두르는 이유는?

중국이 디지털 위안 발행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미국발 제재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요. 디지털 화폐를 선점해 미국 달러화를 뛰어넘려는 것이에요. 팡싱하이(方星海)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차관)은 지난 6월 "위안화 국제화는 향후 외부 금융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리 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우회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히기도 했어요.

 

중국은 디지털 위안을 중심으로 글로벌 결제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중국 펑파이  신문에 따르면 하오이 중국은행 연구원은 “디지털 위안화 결제망은 국가 간 송금 시간을 기존 며칠에서 몇 초로 크게 줄이는 등 현재 200여 국가 은행이 이용 중인 달러 송금 체계(SWIFT)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다”라는 자신감을 보였어요. 중국은 디지털화폐를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고,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어요.

 

알리 페이·위챗 페이 견제도..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에 적극적인 이유에 중국 내 모바일 결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알리 페이와 위챗 페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있어요. 한국무역협회(KITA)에 다르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모바일 결제 시장 거래액 점유율의 합이 전체 시장의 93%에 달할 정도예요. 민간 기업의 결제 플랫폼이 중국 금융 시스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인 만큼, CBDC를 출시해 두 회사에 대한 결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로 보여요.

 

또 디지털 화폐의 투명성을 활용해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돼요.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서울경제에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국제화하려면 자본시장을 개방하고 자유화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중국인 부자들이 (자국 내 과세와 자본통제를 피하려고) 글로벌 금융망을 통해 돈을 해외로 빼내는 국부유출이 일어날 수 있어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중국은 이런 문제의 해법으로 위안화를 CBDC로 발행해 모든 위안화 거래자들의 실명과 거래 내역을 추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어요.

 

 

 

▲ 사진: freepik.com 

 

디지털 위안, 성공할까?

'중국은 거지도 구걸하려면 QR코드가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의 디지털 결제 보급률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에요. 이미 디지털 결제에 익숙한 중국은 디지털 위안에 대한 거부감이 낮은 편이에요. 이번 달 선전에서 진행한 CBDC 파일럿 실험에서 시민들도 사용상의 어려움이나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평가했고요. 디지털 위안을 사용할 때 어려움이나 거부감이 없었다는 점에 전문가는 디지털 위안 보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어요. 하지만 기존의 페이류 결제수단보다 불편하다는 평가도 있어, 디지털 위안이 성공하기 위해선 사용자에게 어필할 편의성과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해 보여요.

 

CBDC '감시 사회' 우려도..

 

CBDC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사용자의 모든 경제 활동을 정부나 금융통화당국이 실시간 사찰·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에 '경제 주체의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어요. 개인이 사용중인 디지털 화폐를 사용할 수 없도록 국가가 잠금(Lock) 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고요.

 

국제통화기금(IMF)는 ‘CBDC가 통화 대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어요. CBDC로 인해 중앙은행의 국내 유동성 통제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적절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CBDC나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은 불법 자금 유통에 사용될 수 있는 잠재성이 있다고 해요. 

 

호주 중앙은행 등 많은 국가 은행에서도 CBDC를 발행할 타당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어요. 뉴질랜드 중앙은행 부총장은 디지털 화폐가 ‘합법성, 대인 간 즉각 결제, 오프라인 결제, 저축-결제 프라이버시’ 등 현금이 가진 장점에 아직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어요. 아직 현금이 유용하게 사용되며 전반적인 유통량이 꾸준히 늘고 있기도 하고요.

 

CBDC는 잠재 이익뿐만 아니라 잠재 위험성도 함께 있는 만큼 미국 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처럼 “가장 먼저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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