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관세청도 칼 뺐다…달러 빼돌린 수출기업 전방위 조사(종합) 세관 신고-은행지급액 격차 큰 1천138개 기업 대상…전체 0.3% 작년 104개 기업 중 97% 적발…해외서 받은 운송대금 신고 없이 해외빚 변제
#1. 해외 법인과 지사를 둔 복합운송업체 A사는 해외 거래처로부터 받은 130억원 어치의 달러 운송대금을 국내로 회수하지 않고 해외 지사에 유보하고, 해외 채무변제에 사용하면서도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2. 국내 거래처에 IC칩을 납품하는 B사는 싱가포르 페이퍼컴퍼니를 중간에 끼워 해당 법인에는 IC칩을 저가로 수출하고 국내 거래처에는 정상 가격으로 공급, 약 11억원 규모의 달러를 해외 비자금으로 조성했다. 관세청이 이러한 수출기업의 무역대금 불법 외환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전방위 관리·단속에 나선다. 고환율 흐름을 악용해 일부러 수출입 대금의 지급·수령 시점을 조정하거나, 해외로 재산을 빼돌려 부당 이득을 노리는 움직임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관세청은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고환율 대응 전국세관 외환조사 관계관 회의'를 열고 불법 외환거래 연중 상시점검 계획을 내놨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환율 안정 지원을 올해 관세청의 핵심 과제로 삼겠다"며 "불안정한 대외 경제 환경 속에서 불법 무역·외환거래를 엄정하게 단속해 외환거래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세관에 신고된 수출입 금액과 은행을 통해 지급·수령된 무역대금 간 차이가 크다고 판단되는 1천138개 기업을 상대로 외환검사에 나선다. 대기업 62개, 중견기업 424개, 중소기업 652개다. 작년 수출입 실적이 있는 40만개 기업 중 0.3%에 해당한다. 관세청은 수출입 실적과 금융거래자료 등 추가 정보분석을 통해 불법 외환거래 위험이 높은 기업을 우선 검사할 방침이다. 이종욱 관세청 차장은 별도 브리핑에서 "수출대금 미회수 규모가 큰 기업은 관련 증빙을 검토하고, 소명이 부족하거나 범죄 혐의가 의심되면 즉시 수사로 전환하겠다"며 "1천138개 기업 외에도 세관 신고 수출입 금액과 은행 지급액 간 격차가 확대되는 기업에 대해서도 수시 외환검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이와 함께 수출대금 미회수, 변칙적 무역결제, 재산 해외도피 등 고환율을 유발할 수 있는 3대 무역·외환 불법행위에도 상시 단속을 이어간다. 환율 안정화 시점까지 '고환율 대응 불법 무역·외환거래 단속 태스크포스(TF)'도 구성·운영한다. TF는 정보 분석과 지휘를 담당하는 전담팀과 전국 세관의 외환조사 24개 팀으로 구성된다.
관세청은 작년 1∼11월 무역대금과 세관 신고 금액 간 차이가 최근 5년 중 최대치인 약 2천900억달러(약 427조원)에 달한 점 등을 고려해 상시 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격차가 외환 순환을 저해하고 환율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무역대금은 우리나라 전체 외화 유입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작년 관세청 외환검사에서는 조사 대상 104개 기업 중 97%에서 불법 외환거래가 적발됐다. 적발 금액은 총 2조2천49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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