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다시 상승세를 탔으나 투자자들의 우려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불법 이민노동자들을 강제 추방하겠다는 트럼프의 정책이 다시 물가 상승을 불러와 중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15일(이하 현지시간) 나온 미국 12월의 소비자물가지표(CPI)에서 물가 압력이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나타난 뒤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증시 전문가들이나 투자자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4개월째 0.3% 상승률을 이어오다 5개월 만에 둔화했다.
물가 압력이 주춤한 것으로 나오면서 주식시장은 다시 랠리를 시작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최근 한 주간 상승세가 지난해 11월 초 이후 가장 컸다.
국채 시장도 활기를 띠어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곧 5%를 찍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연 4.61%로 마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나올 정책은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리톨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캘리 콕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물가 상승에 대한 걱정이 투자자들 머릿속에 너무 크게 자리 잡고 있어 2022년 당시를 떠올리곤 한다"면서 "당시 인플레이션으로 입은 상처가 아직 생생하다"고 말했다.
2022년에는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주식과 채권시장은 동반 하락했다. 2023년이 되어서야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주가가 강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정책이 다시 금리 상승을 촉발해 주가도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은 또 트럼프의 감세정책이 정부 재정적자를 늘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적자 규모가 커지면 정부가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하며 이는 채권가격 하락(=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식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개인투자자 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6개월간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2023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수석 투자 전략가는 "트럼프 정부에서 나오는 정책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이 올해 시장이 작년과 다른 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주식시장이 괜찮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반리온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샤나 시셀 대표는 "과거에도 고금리가 주식시장에 나쁘지 않았던 적이 많이 있었다"면서 "경제가 고금리 환경에서도 잘 돌아간다면 주식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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