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 비트코인(Bitcoin, BTC)이 테라발 충격에서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며 3만 달러 근방으로 올라섰다. 최근 며칠간 지속해서 하락한 뉴욕증시가 반발 매수세로 급반등한 것도 영향을 줬다.
14일(한국시간)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약 29,446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24시간 전 대비 2.26% 상승한 수치다. 시가총액은 약 5,605억 달러까지 증가했고, 도미넌스(시총비중)은 44.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최고 30,924.80달러, 최저 28,782.33달러 사이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투자심리는 전날보다 악화된 모습이다. 이날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 업체 알터너티브(Alternative)의 자체 추산 '크립토 공포·탐욕 지수'에 따르면 해당 지수는 전날보다 1 포인트 내린 9를 기록했다. 투심이 위축되면서 극단적 공포 단계가 지속됐다. 9 포인트의 공포·탐욕 지수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은 최근 26,000달러선까지 떨어졌었다. 이는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LUNA)와 테라USD(UST) 폭락 충격 때문이다. 테라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T가 폭락하자 비트코인도 덩달아 폭락했던 것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 UST는 0.1568달러를 기록 중이다. 루나는 가격 폭락에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스위스 소재 ETP 발행업체 벨러(Valour)가 테라 기반 Valor Terra SEK 제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벨러 측은 "테라의 높은 변동성 및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 역시 "테라 네트워크가 중단되면 VanEck Terra ETN 거래를 처리할 수 없다. 기술적으로 불가"하다고 전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인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는 이번 회기에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포함한 암호화폐 패키지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더블록이 전했다. 스티븐 린치(Stephen Lynch) 하원의원은 현재 마련 중인 이캐시(ECash) 관련 법안이 해당 패키지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포함되느냐는 더블록의 질문에 그는 "포함돼야 한다"며 "테라 사태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었다. 구체적인 사항은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CNBC 기자 라이언 브라운(Ryan Browne)도 트위터를 통해 "영국 정부는 전자결제 규제에 스테이블코인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테더 및 서클과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금융감독청(FCA) 규제를 받을 수 있다"면서 "UST 사태로 인해 영국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를 마쳤다. 정부는 특정 스테이블코인이 가격이 지지 되지 않는 암호화폐 자산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제수단에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 전망과 관련해 약 59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마이클 반 데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결정적인 지지선은 지켜냈다. 훌륭하다"면서 "만약 BTC가 29,700~30,000달러 구간 상방을 유지할 수 있다면, 1차적으로 32,700달러 나아가 34,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약세론이 우세한 모습이다. 일례로 1990년대 세계적 베스트셀러였던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Kiyosaki)는 전날 트위터에 "비트코인 폭락은 좋은 소식이다. 앞서 나는 비트코인 가격이 20,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 매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 17,000달러 바닥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때 추가 매수를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폭락장은 부자가 되기 가장 좋은 때"라고 강조했다.
또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 비트멕스(BitMEX)의 공동창업자인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도 비트멕스 공식 블로그에 게시한 글에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 여파, 여기에 테라발 충격으로 투자자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회피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며 "비트코인(BTC)은 20,000달러, 이더리움(ETH)은 1,300달러가 되면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가격대는 지난 2017~2018년 암호화폐 강세장에서 각 자산들이 기록한 최고가다"고 설명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 최고경영자(CEO) 제시 파월(Jesse Powell) 역시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까지 하락하면 그땐 전력을 다해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지난해 7월 자금의 절반을 비트코인 구매에 사용했다. 많은 사람이 내가 올인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며 "2만 달러까지 하락하면 그땐 올인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그는 디지털 자산 시장, 특히 비트코인의 지속적인 붕괴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 인플레이션이 1980년대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달러와 기타 국가 화폐들에 비해 비트코인의 가치 저장 속성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최근 경제적 환경은 암호화폐의 필요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2018년 암호화폐 약세장을 예견한 미국 유명 암호화폐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Peter Brandt)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주요 커피출레이션(Capitulation, 대량 매도) 단계에 있다"며 "27,000달러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바닥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인기 있는 암호화폐 전략가인 칼레오(Kaleo)도 486,100명의 트위터 팔로워에게 비트코인의 조정의 끝이 가까워졌다면서 비트코인이 앞으로 몇 일 안에 바닥을 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예측한 비트코인 바닥 가격은 28,000/29,000달러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최근 며칠간 지속해서 하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로 상승했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6.36포인트(1.47%) 오른 32,196.66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3.81포인트(2.39%) 상승한 4,023.8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34.04포인트(3.82%) 뛴 11,805.0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5월 4일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이날 반등에도 한 주간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저작권자 ⓒ 코인리더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