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페이스북 CEO "美 규제당국 승인 없이 출시 강행하면 리브라 프로젝트 하차"

박소현 기자 | 기사입력 2019/10/25 [13:00]

페이스북 CEO "美 규제당국 승인 없이 출시 강행하면 리브라 프로젝트 하차"

박소현 기자 | 입력 : 2019/10/25 [13:00]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Libra)가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한 채로 출시를 강행할 경우 페이스북이 프로젝트에서 하차하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2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증인으로 출석한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리브라협회가 규제 승인을 얻지 못한 상태로 스테이블 코인 출시를 강행하면 페이스북은 프로젝트 하차까지 불사하겠다"고 발언했다.

 

리브라 프로젝트가 발표된 직후부터 강경 반대해온 맥신 워터스 위원장은 이번 청문회에서도 날선 주장을 펼쳤다.

 

위원장은 "페이스북 스스로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리브라는 달러의 지위에 도전한 것으로 페이스북을 해체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까지 생기고 있다"며 "리브라는 프라이버시, 국가 안보, 통화 정책,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 의회 조사가 끝날 때까지 프로젝트 잠정 중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기 전에는 전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리브라를 발행하지 않겠다. 의회와 증권거래위원회(SEC), 금융범죄단속반(FinCEN) 등 여러 기관 동의를 받겠다"며 리브라 출시에 앞서 규제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달러 지위를 약화시킬 위험에 대해서는 “리브라 리저브(준비고)의 주요 자산이 달러"라며 "따라서 리브라를 통해 미국 경제가 선도적인 위치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아울러 “전 세계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10억 이상이고, 그중 1400만 명이 미국인이다. 금융 업계는 정체돼있고 필요한 디지털 금융 혁신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현금 및 고(高) 유동산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리브라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하고 안전하며,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자금 이동 방식인 리브라가 전 세계에 유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를 통제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자 빌 후이젠가(공화당·미시간) 하원의원은 “미국 규제기관 승인 없이는 출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페이스북이 통제 불가능한) 리브라협회가 출시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가"라 질문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협회가 페이스북의 제안을 존중해주길 바란다. 만약 페이스북이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협회가 계속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협회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캐롤린 맬로니(민주당·뉴욕) 하원의원은 "익명성 월렛과 강력한 자금세탁방지 규정이 양립할 수 없다"며 "리브라를 위한 익명성 월렛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나. 이것은 안보 문제”라 명확한 답변을 원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다양한 암호화폐가 있다. 안전하고 확실하며, 규제되는 대안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대기업으로서 규제되지 않거나 탈중앙화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금세탁·테러금융지원 방지를 위한 규제 수준을 따를 것"이라 답했다.

 

이어 "칼리브라 이용자는 강력한 신원확인절차(KYC)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협회가 규제 기관과 협력해 자금세탁방지·테러금융지원 기준을 충족할 것"이라 덧붙였다. 그는 모든 협회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페이스북은 이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현재 리브라는 인증된 회원사만 운용시스템을 관리할 수 있는 허가형 블록체인을 지향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비허가형 블록체인'이 되는 것이 목표라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는 앤 웨그너(공화당·미주리) 하원의원이 리브라협회 정식 출범에 앞서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이베이 등 7개 기업이 탈퇴한 이유를 묻자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규제 감독이 강화될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마델린 딘(민주당·펜실베니아) 하원의원, 실비아 가르시아(민주당·텍사스) 의원 등은 “저커버그가 수차례, 진지하게 ‘독립된 협회’라고 말했다고 해서 협회가 실제로 독립돼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23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엄정한 감독 의사를 밝혔다.

 

재무부는 "리브라에 대해 풀리지 않은 질문들이 많이 있다”며 "의회가 이러한 이슈들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재무부도 관련 시장을 면밀히 감독하여 확인되는 규제 공백을 해결해가겠다"고 전혔다.

 

이어 “미국과 해외 규제 기관들이 리브라 시장을 감독하고 필요 시 시정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며 "리브라가 출시되려면 이러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이동
메인사진
포토뉴스
'비트코인 연금술사' 마이클 세일러, 포브스 표지모델 됐다...시장 거품 정점 신호?
이전
1/3
다음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