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파고' 속 만난 한일정상…셔틀외교 안착시키며 협력 확대 '방문 이은 답방' 순환경로 완성…"무역질서 격변 속 함께 행동 필요성 공감" '투트랙 전략' 속 과거사 논의는 숙제로…이시바 후임 총리와 관계설정도 변수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도쿄 회동 한 달여 만에 다시 부산에서 마주 앉으면서 한일 정상의 '셔틀 외교'가 본궤도에 안착했음을 재확인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첫 해외 순방이던 지난 6월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시바 총리를 만나 셔틀 외교를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어 두 달 만인 8월 23일 이 대통령이 도쿄를 찾아 정상회담을 가졌고, 다시 한 달여 만인 이날 이시바 총리가 부산을 찾아옴으로써 세 번째 회담이 열렸다. 공감대를 이룬 첫 만남에 이어 이 대통령의 방문, 이시바의 답방이 차례로 이뤄지며 '왕복의 순환 경로'가 완성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서 시작된 국제무역질서의 격변기라는 점에서도 한일 셔틀 외교의 안착은 의미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을 받아 온 양국이 동병상련 속에 결속, 함께 대응책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물론 한국과 일본은 미국 자동차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일본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먼저 마무리 지었고, 미국이 이를 기준 삼아 한국을 압박하는 등 양국의 이해가 미묘하게 엇갈리는 지점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또 어떤 카드로 기존 무역질서를 흔들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슷한 처지의 한일 양국은 대응 기조를 정할 때 서로의 '참고서'가 될 수도 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달 첫 방미에 앞서 이시바 총리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경험 등에 대한 조언을 듣는 등 도움을 받은 바 있다. 안보 차원에서 한미동맹 관리가 중요한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으로 한미일 협력을 추동하고 대미 협상의 지렛대를 얻게 되는 측면도 있다. 강유정 대변인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격변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무역질서 속에서 한일 양국이 유사한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글로벌 협력 파트너로서 함께 행동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북극항로 협력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의 지평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저출산·고령화와 균형성장, 자살 등 공통으로 직면한 사회문제에 관해 당국 간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실용적인 차원으로 논의의 성격과 외연을 확장한 것이다.
다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와 극복해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 세 차례 회담에도 양국 정상은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과거사는 계속해서 훗날의 숙제로 미뤄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는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대응하되 실용주의적으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투트랙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협력이 깊어질수록 과거사 문제를 풀 실마리도 찾을 수 있으리란 계산도 깔려 있다. 이시바 총리가 퇴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내달 4일 새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다. 이후 임시국회가 소집돼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새 내각이 출범한다. 이시바 총리가 퇴임 이후로도 중진 의원으로서 한일 관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번 회담의 무게감은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차기 총리로 누가 뽑히느냐에 따라 숙제로 남겨 둔 과거사 문제 등이 뜨거운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새로운 일본 정상과의 관계를 잘 설정하고, 이번에 복원한 셔틀외교를 선순환 구조로 확장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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