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에 맞서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상황에서 유럽 전역이 러시아 천연가스와 결별하자는 데 기업들은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가정에서는 분위기가 딴판이라는 것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유럽 학계와 에너지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에너지를 아껴 쓰려는 유럽 기업의 노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독일 헤르티대 연구진은 기업의 에너지 소비가 4월 예상치 대비 11% 줄었다고 추정했다. 반면 가정을 포함한 소규모 에너지 소비는 6%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연구진은 역대 동향, 기온을 포함한 요인을 토대로 이같이 추정하면서 올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 것은 가격 상승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려는 의미가 컸다고 분석했다.
독일 에너지 당국 자료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8월 독일 기업의 천연가스 소비는 2018∼2021년 평균치 대비 22%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올겨울이 얼마나 추울지가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서 독립할 수 있을지 성패를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겨울치고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면 가정에서도 난방 수요가 치솟지 않겠지만 길고 추운 겨울이 이어진다면 정반대 상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간 가정에서 쓰는 에너지 중 겨울에 소비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
특히 유럽 가정에서 난방 요금을 결제하는 방식에도 맹점이 숨어있다.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는 세입자가 난방 요금이 발생한 이후에 집주인과 후불로 합의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독일의 한 에너지 연구소 관계자는 "사람들은 그들이 무엇을 지불하는지 모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이 목표로 한 에너지 15% 감축을 달성하려면 가정에서 올겨울 난방 온도를 3℃ 낮게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앞서 EU는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에 대응해 가스 사용을 15% 줄이는 비상 계획을 제시하고 지난달부터 이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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