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7일 시장의 예상보다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자 1%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4.27포인트(0.98%) 내린 2,451.21로 장을 끝냈다.
지수는 전장보다 27.82포인트(1.12%) 내린 2,447.66으로 출발해 장중 2,470대(2,471.51)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에 낙폭을 키워 2,450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천244억원, 1천19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날 8천억원대 순매수세를 보였던 기관은 이날 홀로 3천842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 장기화 전망에 힘이 실리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던 지난밤 뉴욕증시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26%)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3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1.78%)는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0.7% 상승해 전문가들의 예상치(0.4%)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한 것으로 전월 0.2% 하락한 데서 상승세로 전환된 것이다.
도매 물가가 다시 오르면 소비자물가에도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강화하는 재료가 됐다.
여기에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위원들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 기준금리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 위축에 한몫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은 총재들의 '0.50%포인트 금리 인상' 관련 언급 등으로 긴축정책 추가 단행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올 하반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존의 기대가 후퇴하면서 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기조가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09포인트(1.16%) 내린 775.62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68포인트(1.23%) 내린 775.03으로 출발한 뒤 770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홀로 3천86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천104억원, 1천811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거래 대금은 각각 8조3천10억원, 8조7천61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연준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서 1,300원 턱밑까지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7원 오른 1,299.5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7.1원 오른 1,291.9원으로 개장한 뒤 상승 폭을 키우다가 점심 무렵 장중 1,303.8원까지 올라 1,300원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장중 고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20일(1,305.00원)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빠르게 꺾이지 않는다는 우려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등에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미국 물가 지표가 연이어 높게 나오고 있다.
간밤 미 노동부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보다 6.0%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지난해 12월 0.2%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6.4% 오르며 시장 예상치(6.2%)를 웃돌았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고 오래 고착화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연준 위원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해 "당시 0.5%포인트 인상 속도를 유지할 설득력 있는 경제적 사실들을 봤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지난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길 것이란 게 종합적인 내 판단"이라고 말했다.
환율의 강한 상승세를 꺾은 것은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이날 환율 움직임이 과도하다고 밝힌 이후 환율은 1,300원 아래로 내려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상단에서의 당국 구두 개입으로 쏠림이 일부 완화됐다"며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부상하면서 오후 장에서는 추가 상승세는 제한됐지만 수급 공백으로 크게 내리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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