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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갈등에 '비트코인 이란' 검색량 45배 급등...'디지털 금' 주장에 힘 실려

박소현 기자 | 기사입력 2020/01/10 [19:30]

美·이란 갈등에 '비트코인 이란' 검색량 45배 급등...'디지털 금' 주장에 힘 실려

박소현 기자 | 입력 : 2020/01/10 [19:30]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타면서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8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미디어 코인텔레그래프는 구글트렌드(Google Trends)를 인용해 1월 1일부터 1월 8일까지 한 주 동안 ‘비트코인 이란(Bitcoin Iran)’ 검색량이 44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검색량도 크게 늘었다. 구글 트렌드는 특정 키워드의 검색 횟수를 표준화해 대중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데 일주일 전 40점이었던 비트코인 관심도는 8일(현지시간) 100점으로 상승했다.

 

  비트코인 6일 간 가격 변동 흐름  ©코인마켓캡


두 단어를 가장 많이 검색한 국가는 나이지리아였다. 캐나다, 싱가포르, 미국에서도 미국·이란 갈등과 비트코인의 관계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지난 3일 미국이 이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무인기 폭격으로 사살하자 이란은 그 보복으로 8일 오전 미국이 주둔 중인 이라크 공군기지에 지대지 미사일 수십기를 발사했다. 

 

양국의 군사적 긴장감이 심화되자 코스피는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휘청였다. 코스피는 장중 한 때 2140선이 무너졌으며, 코스닥도 22.50(▽3.39%)이나 급락한 640.94를 형성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증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가격은 온스당 1603달러로 2% 이상 올랐다. 국제 금값이 온스당 16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3년 4월 이후 약 6년 9개월만이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도 15% 가량 상승하면서 시총 1위 암호화폐가 '디지털 금'이란 주장에 힘이 실렸다.

 

실제로 8일 오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6% 상승한 8360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8300달러를 넘은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그 외 시총 상위권 암호화폐 가격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유명 언론매체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암호화폐 가격 상승 원인을 미·이란 갈등 때문이라 보도했다.

 

글로벌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털(Three Arrows Capital) CEO 수주(Su Zhu)는 본인 트위터에 해당 기사를 게재하며 "정부 간섭이나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암호화폐가 국가 간 갈등 속에 디지털 금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에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도 대체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한 결과라 해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디지털 금'인 비트코인은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될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될 당시에도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미국과 이란 간 갈등 때문이 아니라고 봤다. 비트코인이 바닥을 다진 후 매수세가 늘어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AX 수석마케팅책임자 쉴 콜리(Sheel Kohli)는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내러티브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자산 일부를 비트코인에 투입해 평균 수익률 걱정 없이 장기적으로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이란 갈등과는 관련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알렉스 크뤼거(Alex Krüger)는 "여기저기서 비트코인을 안전한 자산 피난처라고 떠들고 있지만 해프닝에 불과하다"면서 "비트코인은 이란 소식(솔레이마니 암살 소식)이 전해진 후 1.5% 하락해 3시간 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금과 원유는 바로 상승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이란 내 비트코인(BTC) 거래 가격이 평균 시세의 3배에 달하는 2만3000달러까지 치솟았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졌지만 이는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 차이에 따른 계산 착오란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공격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 방침을 내놨다. 다만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를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다"며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로운 핵 합의 추진 의사를 내비치는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위기는 진정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전문가이자 CNBC 진행자 랜노이너(Ran NeuNer)는 본인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대국민 연설 중 비트코인과 금값이 동반 하락하는 것을 보며 확신했다. 투자자는 비트코인을 정치적 리스크 헷지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안심리가 완화되면서 금값은 11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9일 3시 51분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4.72% 내린 7948달러(약 9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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