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전폭 지원 속에 중국 기업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로봇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중앙TV(CCTV)의 춘제 갈라쇼 '춘완'(春晩)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16대가 인간 무용수 16명과 함께 꾸민 무대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전통의상을 걸친 로봇과 무용수들은 호흡을 맞춰 중국 북부 지역 전통무용 '뉴양거'(扭秧歌)를 선보였는데, 특히 로봇들이 손수건 던졌다가 받기 등 어려운 동작을 소화해내자 관객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공연에는 중국 로봇업체 유니트리로보틱스가 개발한 'H1'이 동원됐다.
유니트리 창립자 왕싱싱이 갈라쇼에서 로봇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小紅書)에 올리자 계정 개설 사흘 만에 팔로워가 1만8천명 늘었고 '좋아요' 또는 북마크 수는 1만5천개나 됐다.
지난달 상하이에서는 중국의 첫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기지도 처음 공개됐다.
10개 회사의 로봇 102대가 걷기와 설거지, 볼트 조이기, 용접 등 다양한 동작을 선보여 인간과 로봇이 공존할 미래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미중 양국은 로봇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각자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망 저변이 넓은 중국은 규모와 속도에 대한 투자에 역량을 기울이는 반면에, 미국은 테슬라 또는 오픈AI 같은 업계 판도를 바꾸는 거대 기업 중심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장 휴머노이드로봇 혁신센터 쉬쉐청 수석 과학자는 SCMP에 "미국은 알려지지 않은 기술적 과제를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중국은 기존 기술을 통합해 실용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에 더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부품 생산, 시제품 설계 등 로봇 공급망 관련 기업은 수만 개에 달한다.
딥시크가 오픈AI의 챗GPT 개발비 약 5%에 불과한 비용으로 챗GPT에 맞먹는 AI 모델을 개발한 것처럼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의 강점 또한 가성비다.
전 세계 로봇 개의 70%를 생산하는 유니트리는 자사 양산형 모델 G1 가격을 9만9천위안(약 2천만원)으로 책정했다. 경쟁사 제품 가격은 보통 50만위안(약 1억원)이나 된다.
이 회사의 축구 경기 특화 휴머노이드 로봇 G1-콤프는 공차기와 패스 등이 가능하며, 넘어지면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보고서에서 2035년 휴머노이드 로봇 총 시장 규모가 380억달러, 출하량은 1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예상보다 각각 6배와 4배 늘어난 수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4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이 지구 인구보다 많은 100억대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증권보는 이날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올해 중국 안팎 휴머노이드 로봇 선도 기업들이 AI 로봇 분야에 잇달아 진출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상업화 양산 원년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작년 7월 중국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에서 발표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시장 규모는 올해 53억위안(약 1조원)으로 작년의 두 배 가까이 상승한 뒤 2029년 750억위안(약 15조원)으로 급증, 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다른 첨단사업들처럼 보조금과 세금 인센티브, 민관 연구 협력, 산업 클러스터 개발 촉진 등을 통해 휴머노이드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올해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강력한 혁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량 생산을 달성하며, 로봇을 제조 및 공공 서비스 분야와 통합한다는 목표를 2023년 제시했다.
지방에서는 저장성이 AI 및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중심지로 급부상했으며, 상하이시와 장쑤성 등도 각각 지역 이점을 활용해 자체 발전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오는 4월 세계 첫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를 개최한다.
특히 2023년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2억1천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며 빠르게 고령화하는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작권자 ⓒ 코인리더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