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만(Sam Altman)이 이끄는 생체인증 스타트업 툴스포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가 세계 각국의 규제 벽에 연달아 가로막히며 글로벌 확장 전략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홍채 스캔 기기 ‘오브(Orb)’를 앞세워 10억 명 인증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은 곳곳에서 제동이 걸리고, 현장에서는 사업 지속성 자체를 묻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11월 2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벤징가에 따르면, 배구공 크기의 금속 구 형태 오브는 사용자의 홍채를 촬영해 ‘월드ID(World ID)’를 발급하는 장치로, 스캔을 마친 이용자는 월드(World) 토큰 약 0.8달러 상당을 받을 수 있다. 기업 가치는 25억 달러로 평가됐지만 지금까지 확보한 인증자는 1억 명 목표의 일부인 1,750만 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시장 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규제 당국 움직임은 더욱 급박하다. 스페인, 인도, 인도네시아, 케냐, 콜롬비아, 태국, 필리핀 등 다수 국가가 개인정보 수집 절차를 문제 삼아 조사 또는 금지 명령을 내렸고, 특히 필리핀 개인정보위원회는 홍채 스캔 전면 중단을 명령했다. 콜롬비아 감독당국은 운영 중단과 데이터 삭제를 요구했고 태국에선 무허가 디지털 자산 영업 혐의로 스캔 거점이 급습을 받았다. 회사는 관련 처분에 대해 항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반발은 뚜렷하다. 독일 감독기관은 보안 체계가 사이버 공격이나 국가 차원의 침입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중국 국가안전부는 홍채 데이터를 암호화폐와 연계해 수집하는 행위가 국가안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규제 전문가들은 “확장성보다 데이터의 민감성 문제가 더 앞서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시장 안팎의 평가는 냉정하다. 미국 남가주대 금융학자 니킬 바티아(Nikhil Bhatia)는 월드 토큰의 시가총액이 비트코인의 약 2조 달러 대비 0.1%도 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현 단계에서는 실험적 성격이 강하고 통화나 자산으로 자리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개발도상국 현장에서는 무료 토큰을 현금화하려는 주민들로 오브 설치 지점 주변에 환전소가 생겨났고, 아르헨티나에서는 제3자 중개인이 버스를 동원해 주민들을 홍채 스캔 장소로 데려간 정황도 포착됐다.
케냐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현지 고등법원은 지난 5월 월드의 운영을 불법으로 판단하고 생체 데이터의 영구 삭제를 명령했다. 한 전직 직원은 벤징가에 “개발도상국에서 오브 설치 경쟁이 벌어졌고, 보안·절차·규제라는 기본 틀보다 사용자 확보가 우선시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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