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코인이 올 들어 가장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분위기를 실제로 바꿔 놓고 있다. 지캐시(Zcash, ZEC)를 비롯한 주요 프라이버시 자산들이 전반적인 조정장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되레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11월 22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프라이버시 코인 섹터는 연초 이후 276.4% 상승하며 올해 들어 유일하게 뚜렷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분야로 꼽힌다. 비트코인(Bitcoin, BTC)과 이더리움(Ethereum, ETH)마저 최근 조정에 밀리며 마이너스 영역에 들어간 가운데, 지캐시는 10월 초 이후 700% 이상 올랐다. 대시(DASH) 역시 약 200% 상승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글로벌 감시 강화와 자본 통제 기조에서 찾는다. 더 코인 뷰로 공동창업자 닉 퍼크린(Nic Puckrin)은 각국 당국이 자금 추적 권한을 넓히면서, 이용자들이 다시 프라이버시 기능을 앞세운 자산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크린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지나치게 투명해져 초창기 사이퍼펑크가 강조했던 익명성과는 멀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캐시가 지난 1년 동안 1,500% 넘게 오르자 초기 암호화폐 지지층뿐 아니라 단기 투자자들도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내 기류 변화는 다른 업계 인사들의 시각에서도 확인된다. 비트겟월릿의 제이미 엘칼레(Jamie Elkaleh)는 규제 환경이 명확해질수록 오히려 온체인 활동의 높은 투명성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엘칼레는 “주류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프라이버시, 자산 주권, 보안 기능을 기본 조건으로 요구하는 분위기가 확연히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누오네스(NoOnes) 창업자 레이 유세프(Ray Youssef)는 ‘내러티브 순환’과 거시환경까지 맞물린 결과라며, 최근 자금 흐름이 자연스럽게 탈중앙성과 자율성을 앞세운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의 기술적 변화도 무시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호라이즌 랩스 최고경영자 롭 비글리오네(Rob Viglione)는 이전 프라이버시 코인이 독립 체인 형태로 외곽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제로지식 기술이 이더리움 기반 생태계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라이버시 기능이 “선택 요소가 아니라 기본값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표현했다.
프라이버시 섹터의 급등을 두고 단기 모멘텀인지, 실사용 기반 서사의 출발점인지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유세프는 밈 코인의 급등·급락과 달리 프라이버시·결제·디파이 인프라 같은 유틸리티 기반 내러티브는 시장 불안기에 오히려 주도권을 잡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퍼크린은 이번 사이클에서 실물자산(RWA) 토큰화 부문을 핵심으로 지목하며, 기관 자금이 향하는 방향을 우선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새로운 내러티브를 조기에 포착하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발자 활동 추세, 지갑·거래소 통합, 규제 신호, 실제 사용량 등을 공통 기준으로 제시했다. 엘칼레는 특히 RWA·디핀(DePIN)·AI·디파이 등 분야에서 이미 초기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며, 프라이버시 코인 역시 제로지식 기반 기술이 일상적인 지갑과 디파이 서비스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순간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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