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 성과를 자화자찬하며 대대적인 경제 부양책과 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시장이 기대했던 직접적인 '가상자산 부양책'이나 '비트코인 전략 자산' 관련 구체적 언급이 빠지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12월 18일(한국시간) 오후 2시 18분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24시간 전보다 0.02% 하락한 8만 6,577달러를 기록하며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주간 기준으로는 3.99%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지속 중이다. 알트코인의 낙폭은 더 크다. 이더리움(ETH)은 3.52% 하락한 2,826달러, 리플(XRP)은 3.69% 떨어진 1.8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솔라나(SOL, -3.79%)와 도지코인(DOGE, -4.87%)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시장의 약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내용이 '전통 경제' 회복에만 집중된 데 따른 실망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1,600개의 신규 발전소 건설",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환급" 등을 약속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위험 자산에 긍정적인 요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고대했던 '비트코인 국유화'나 '직접적인 규제 철폐'와 같은 파격적인 멘트는 등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고물가 잡기, 주택 개혁, 국경 문제 등 내년 중간선거를 의식한 민생 안정 대책에 주력했다. 이에 따라 단기 호재를 기대했던 투기성 자금이 이탈하며 밈 코인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실제 도지코인(-13.03% 주간), 페페(-16.92% 주간), 봉크(-15.38% 주간) 등 밈 코인들은 일주일 새 두 자릿수 급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설이 '장기적 호재, 단기적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이나 케빈 워시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을 띨 것이라는 점은 2026년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또한 1,600개 발전소 건설 계획은 전력 소모가 많은 AI 및 채굴 산업에 긍정적이다.
다만, 당장 가시적인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은 지난 정부 탓"이라며 여론 달래기에 치중한 연설 내용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이 8만 6,000달러 선을 위태롭게 유지하는 가운데, 시장은 향후 발표될 구체적인 차기 연준 의장 인선과 내년 초 실행될 경제 정책의 디테일을 기다리며 관망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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