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디지털 화폐 전쟁 미국과 중국을 시작으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어요. 삼성페이, 애플페이처럼 은행 계좌나 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기존의 전자 결제·간편 결제 서비스를 넘어 '디지털 화폐'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맞춰 많은 글로벌 기업이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고 각국 중앙은행과 디지털 화폐 개발에 참여하는 등 '디지털 화폐'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페이팔(PayPal)이 암호화폐 거래 및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리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어요.
페이팔,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지원 예정 페이팔이 온라인 지갑을 통해 암호화폐를 보관·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어요. 3억 5천 명가량의 사용자를 가진 글로벌 결제 기업이 암호화폐를 지원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어요. 몇 주 내로 페이팔 사용자는 온라인 월렛을 이용해 암호화폐를 매수, 매도, 결제할 수 있게 될 전망이에요. 또 내년 초부터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비트코인캐시(BCH), 라이트코인(LTC) 등 주요 암호화폐를 사용해 전세계 2,600만 개 페이팔 가맹점에서 암호화폐 결제가 가능해질 거예요. 이를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유저들이 진입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요.
페이팔이 암호화폐 관련 회사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도 알려졌어요. 가상자산 수탁업체인 비트고(Bitgo) 인수까지 추진하며 미국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에 암호화폐 취급 라이선스를 획득하기도 했어요. 이에 디지털 자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코인셰어스의 최고전략책임자(CSO) 멜텀드미러스(Meltem Demirors)는 '페이팔이 내년 자체 암호화폐를 출시할 수도 있다'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어요.
떠오르는 페이팔, 주춤하는 리브라 페이팔 이전에 주목받았던 것은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였어요. 2019년 등장했을 때 페이팔, 마스터, 비자, 이베이 등 글로벌 기업들이 파트너스로 참여하며 많은 기대를 받았어요. 하지만 이후 리브라는 주요 국가들의 압박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G7 중앙은행 담당자와 재무장관들은 적절한 규제가 마련되기 전까지 글로벌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한다는 공식 성명 초안을 발표하기도 했죠.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리브라의 출시 견제가 계속되면서 페이팔을 포함한 일부 기업이 탈퇴하며 리브라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이 생겼어요.
‘리브라 프로젝트’는 왜 반대에 부딪혔을까? 리브라 프로젝트가 많은 국가의 견제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기존의 통화 질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라는 이유 때문이에요.
G7은 “글로벌 스테이블 코인들이 세계 금융시스템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라며 리브라 프로젝트에 제재를 걸고 있어요. 각국 중앙은행 담당자와 재무장관들은 적절한 규제가 마련되기 전까지 글로벌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를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어요.
미국 나스닥의 데이비드 월드(David Weild IV) 전 부회장은 리브라에 대해 “페이스북이 25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페이스북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의 지위에 실질적인 도전을 할 수도 있다”라며 “중앙은행 수준의 권한을 수행하는 새로운 통화를 만든 후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라고 얘기했어요.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사용자를 가진 페이스북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경우 기존의 법정 화폐,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정부의 규제가 계속됐어요.
이에 리브라는 규제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고,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닌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택하는 등 프로젝트를 수정 및 업데이트했어요. 특히 단일 가상 자산 발행에서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 코인 발행으로 전환하며 프로젝트에 큰 변화에 나섰어요.
페이팔의 선택은? 리브라 프로젝트의 창립 회원사였던 페이팔은 지난해 10월 프로젝트 탈퇴를 선언했어요. 업계는 각국의 압력을 받는 스테이블 코인에 매달리지 않고,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분석했어요. 나아가 간편 송금 서비스 벤모와 함께 핀테크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려고 한다고 분석했어요. 쟁글은 페이팔의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 도입 효과에 대해 "페이팔이 가상자산 시장에 안착하면, 비자·마스터 카드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결제 시스템구축이 가능하다"고 평가했어요.
아울러 은행 시스템이 미흡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금융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금융소외 계층에 가상자산 지갑을 활용한 금융 상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핀테크 비즈니스로 확장도 용이하다고 평가돼요.
비판의 의견도... 페이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페이팔이 암호화폐를 지원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린 이후 기대감과 함께 비판의 의견이 함께 있었어요.
페이팔이 암호화폐 매매와 결제를 지원하면서도 이용자들에게 프라이빗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에 대해 리플 CEO 갈링하우스는 "암호화폐의 기본 원칙과 강점을 포기한 점에서 실망을 느낀다"고 비판했어요. 블록체인닷컴 CEO 피터 스미스도 "새로운 대중이 (비트코인에 대한) 접근권을 갖게 된 것이 기쁘다. 그러나 자신의 암호화폐 자산을 스스로 보유하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고 지적했고요.
네티즌도 "페이팔에서 BTC를 구매한 것은 온체인 상의 트랜잭션이 아니다. 또 해당 BTC를 이체할 수도 없으니 이는 진정한 BTC 보유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어요. 다른 네티즌은 "페이팔의 BTC 지원 기능을 지지하는 것은 중앙화기관에 대해 지지하는 것과 같다. 이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고요.
페이팔이 신규 사용자를 유입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암호화폐 펀더멘털 자체는 개선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을 함께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봐야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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