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통신사인 타스(TASS)는 "튀니지 중앙은행이 세계 최초로 CBDC인 'e-디나르(e-dinar)'를 발행할 예정"이라 보도했다.
e-디나르는 튀니지 법정통화인 디나르 종이화폐 담보로 발행된다. 신규 화폐 발행이 아니라 중앙은행이 보유한 준비금을 디지털 형태의 화폐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누구나 자신이 보유한 종이화폐를 e-디나르로 바꿀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튀니지 중앙은행은 현지 외환관리당국을 통해 e-디나르에 대한 테스트를 완료했다. e-디나르는 상점, 카페 등에서 실시간 결제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 간 결제 시스템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튀니지는 러시아 블록체인 기술기업인 유니버사(Universa)의 블록체인을 통해 CBDC를 발행한다. 유니버사는 e-디나르로 이뤄지는 모든 거래에 대한 수수료를 받게 된다.
알렉산더 보로디치(Alexander Borodich) 유니버사 대표는 "디지털화폐는 종이화폐에 위조방지 워터마크가 있는 것처럼 암호화기술로 보호해 위조를 방지한다"면서 디지털화폐는 인쇄 과정에서 잉크, 종이, 전기를 낭비하지 않아 100배나 저렴하다"고 말했다.
다만 튀니지 중앙은행은 CBDC를 발행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암호화폐 미디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튀니지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의 발행을 목적으로 국가 또는 기업과 어떠한 관계도 맺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페이스북이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이에 위협을 느낀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그 대안으로 디지털화폐 발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일부 국가는 디지털화폐가 통화정책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한 검토를 끝내고 CBDC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디지털화폐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발행을 앞둔 상태다.
황치판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부회장은 "중국이 5~6년 간 연구해온 CBDC 기술은 충분히 성숙했다"며 "인민은행이 세계 최초의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터키도 본격적으로 CBDC 발행을 준비 중이다. 지난 5일 터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은 내년까지 CBDC 테스트를 마치라고 지시했다.
태국 중앙은행의 경우 올초 글로벌 IT기업 위프로(Wipro) 및 블록체인 핀테크기업 R3와 협력해 CBDC 기반 은행 간 대형 결제 솔루션의 프로토타입을 확인했다. 유럽연합 역시 '공공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IBM과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13개 선진국 및 10개 개발도상국 은행 상대로 실시한 CBDC 현황 연구를 통해 5년 내로 CBDC가 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디지털화폐 발행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달러 중심으로 세계 통화정책을 주도하는 미국은 디지털화폐 개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상황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역임했던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은 중국 금융전문지가 주최한 경제 컨퍼러스에 참석해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통화는 다른 어떤 조직도 제공할 수 없는 국가 신용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국가 신용은 페이스북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행 전 부총재 왕용리(王永利)도 최근 “여러 법정화폐 가치와 연동된 '초주권화폐'는 성공하기 어렵다. 독립적이고 엄격한 규제가 없는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다”라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디지털 화폐가 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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