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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라인·야후재팬 합병 소식…블록체인 주도권 두고 각국 신경전 치열

박소현 기자 | 기사입력 2019/11/16 [10:12]

네이버 라인·야후재팬 합병 소식…블록체인 주도권 두고 각국 신경전 치열

박소현 기자 | 입력 : 2019/11/16 [10:12]


최근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LINE)과 일본 최대 검색엔진 야후재팬이 합병을 추진 중이란 보도가 나왔다. 이에 한·일 대표 인터넷기업의 합병으로 아시아 최대 IT 공룡기업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일본 경제신문 니케이에 따르면 한국 IT기업 네이버와 야후재팬 모기업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합병을 위한 최종 조율 단계에 들어섰다.

 

세부 조건으로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조인트벤처로 야후재팬 운영사 Z홀딩스와 라인의 최대 주주가 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이용자수 8,000만 명 수준으로 일본 내에서 '국민 메신저' 취급받고 있다. 야후재팬은 5,000만 명이 이용한다.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될 경우 1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가진 아시아 대표 인터넷 공룡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매출도 일본 대표 인터넷기업 라쿠텐(楽天)을 제치고 일본 최대 인터넷 업체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 최대 포털기업 네이버는 지난 2000년 '네이버재팬' 설립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나 일본 점유율이 80% 수준인 야후재팬에 막혀 큰 성과가 없었다. 그동안 정체됐다는 지적을 받던 야후재팬도 네이버의 IT 기술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간편결제' 시장에 가장 큰 파급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간편결제 시장 1, 2위를 다투는 네이버 '라인페이'와 야후재팬 '페이페이'가 협업하게 되면 시장을 단숨에 장악된다. 이를 바탕으로 라인이 추진하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양사의 합병이 블록체인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라인은 블록체인 개발 자회사 LVC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야후재팬도 거래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LVC는 지난 9월 일본 금융청(FSA)으로부터 취득한 라이선스로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맥스(BITMAX)를 운영 중이며, 싱가포르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BITBOX)를 운영하고 있다. 이어 미국에서도 암호화폐 거래소를 설립하기 위해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야후재팬의 경우 지난 5월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 타오타오를 운영 중이다. 타오타오는 서비스 시작 1개월 만에 회원 1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한편, 블록체인 산업 주도권을 두고 각국 관계자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비트코이니스트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히스 타버트(Heath Tarbert) 위원장은 한 컨퍼런스에서 "미국이 블록체인·암호화폐 분야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면서 "가능하다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타버트 위원장은 "미국의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 규제는 일관적이지 못하고 불명확하다"면서 "이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기관이 규제 권한을 놓고 불필요한 다툼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 해결을 위해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환영하고 안정화된 규제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CFTC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후오비 차이나 최고경영자(CEO) 위안위밍(袁煜明)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정부부처 간 협력이 원활한 중국이 미국보다 블록체인 정책 추진에 유리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미국은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해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증권 속성 자산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상품 속성 자산을 담당하며, 주(state)별로 금융 부처가 따로 있어 규정이 상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달리 부처 간 연동이 매우 잘 된다"면서 "특히 지난달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단학습 이후 블록체인 장려 정책과 규제안이 훨씬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유명 경제 칼럼니스트 샤오레이(肖磊)은 메신저 ‘위챗’ 공공계정을 통해 미국이 중국보다 먼저 블록체인 핵심을 장악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가 말하는 '블록체인 핵심'이란 투자·결제 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다. 

 

그는 “암호화폐 투기 억제를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금지가 능사는 아니다”라며 “중국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암호화폐 투자 수요를 다른 나라에 떠넘기지 말고 정부가 어떻게 잘 컨트롤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오레이는 페이스북이 추진 중인 ‘리브라 프로젝트’와 미국 비트코인 선물 거래소 백트(Bakkt)를 가장 큰 위협으로 판단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페북 코인 리브라에 압박을 가하곤 있지만 주요 리저브(준비금) 구성자산을 달러로 만들게 하는 등 결국 정부의 요구에 맞는 리브라가 출시될 것”이라며 “리브라는 모바일 결제 등 미중 핀테크 경쟁에서 앞장을 서게 될 것이다”라 봤다. 

 

또 백트(Bakkt)의 경우 내년 상반기 스타벅스와 함께 일반 소비자와 유통사를 위한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소액 결제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샤오레이는 “미국이 리브라, 백트 등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 즉 블록체인 자산의 가격결정권과 결제 기능을 장악하려 한다”며 “이렇게 되면 블록체인은 국경을 뛰어넘는 글로벌 속성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전 세계인들이 리브라, 백트 월렛을 사용할지 모른다. 달러를 거부하는 시장에서는 100% 암호화폐 기반인 백트 월렛을 쓰면 그만”이라며 “리브라를 쓰든 백트 월렛을 쓰든 결국 미국의 통제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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