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암호화폐 도난 피해액 총 44억 달러...中 거래소 대표 잠적으로 수십조원 피해 전망
보안 분석기업 사이퍼트레이스(CipherTrace)는 최근 120개 상위 암호화폐 거래소와 암호화폐 범죄 패턴을 분석해 '2019 3분기 암호화폐 자금세탁 방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대규모 탈취 시도가 늘면서 연간 암호화폐 도난 피해 규모는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는 17억 달러, 올해는 44억 달러가 도난 당했다. 그 중에서도 암호화폐 지갑 플러스토큰 스캠(29억 달러)과 암호화폐 거래소 쿼드리가CX 파산(1억 9500만 달러)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암호화폐 범죄는 전 분기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번 분기 암호화폐 거래소 도난으로 인한 피해 자산은 650만 달러, 암호화폐 먹튀(exit scams) 및 폰지 사기로 인한 피해는 900만 달러로 총 1550만 달러 수준이다. 지난 2년 동안 이번 분기에 가장 적은 도난, 스캠 사고가 발생했다.
사이퍼트레이스가 암호화폐 거래소의 실명인증절차(KYC) 및 자금세탁방지규정(AML) 이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120곳 중 35%만 강력한 KYC 기준을 갖췄다. 41%는 절차가 허술하고 24%는 취약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또 조사 대상 거래소 중 32%가 프라이버시 코인을 지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사이버 범죄자들은 더욱 치밀하게 암호화폐 거래소와 투자자들의 자산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슬로바키아 보안 업체 이셋(Eset)은 봇넷 '스탄틴코(Stantinko)'가 유튜브를 통해 모네로(XMR) 채굴 멀웨어를 배포해 약 50만대 기기를 감염시켰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27일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이더리움 34만2000개(580억 상당)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계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아이닥스(IDAX)' 글로벌 대표가 고객들의 암호화폐가 보관된 콜드월렛을 가지고 잠적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출금이 막혀 막대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어 "시중에 돌고 있는 루머들을 포함해 다양한 소식과 거래소 현황에 대해 파악 중"이라며 "현재 입출금이 원활하게 지원되지 않는 상태로 긴급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으니 서비스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레이궈룽 대표가 고객 암호화폐가 담긴 콜드월렛을 가지고 잠적했다"며 "거래소는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태"라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아이닥스가 문을 닫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실제로 아이닥스는 지난달 24일 공지를 통해 "정책적인 이유로 중국 내에서는 아이닥스 공식 웹사이트 및 앱을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중국 외 타국가 유저들은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닥스 내부 직원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잘 몰랐던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블록체인 매체 블록라이크는 내부 직원의 말을 인용해 "직원들은 거래소 운영자금이 바닥났고, 대표가 콜드월렛을 챙겨 도주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상태"라 전했다.
이처럼 레이궈룽 대표가 콜드월렛을 들고 잠적함에 따라 투자자 피해가 막대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피해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대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현지 매체는 보고 있다. 현재 아이닥스 회원들은 본사에 찾아가 항의 중이며, 커뮤니티에는 집회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금융사기 고발 문건을 촬영한 사진이 공유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상하이 당국은 아이닥스 운영사와 레이궈룽 대표 등을 상대로 고발했다. 아이닥스는 지난 2017년부터 몽골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선스로 상하이에서 거래소를 운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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