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두 기업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우지한은 지난 2일 비트메인 중국 법인의 법정 대표직을 사임했다. 다만 대표직과는 별개로 이사회 집행이사직과 경영관리 책임자 자리는 유지했다. 신임 대표로는 비트메인 최고재무관리자(CFO)였던 리우루야오(刘路遥)가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우지한과 잔쿼퇀의 경영권 다툼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라 풀이했다.
앞서 우지한은 지난해 10월 당시 비트메인 대표와 집행이사 직을 맡고 있던 공동창업자 잔커퇀의 모든 직위를 해제시키며 경영권 찬탈에 성공했다. 이에 잔커퇀은 지난해 11월 케이맨 제도에서 비트메인 주주 총회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현지매체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잔커퇀이 케이맨 제도뿐만이 아니라 베이징, 홍콩 등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소송전이 전개될 것”이라 보도했다.
이처럼 공동창업자들은 비트메인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트메인의 인원감축 계획에서는 두 사람의 의견이 정반대로 엇갈렸다.
2일(현지시간) 중국 현지매체에 따르면 비트메인은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다가오자 직원의 50%를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비트메인 직원 수는 경쟁업체의 10배 규모인 1000명 수준이다.
비트메인의 구조조정 논의는 우지한이 주도하고 있다. 그는 각 부서장에게 오는 17일 열리는 비트메인 연례회의 전까지 구조조정 인원 명단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그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인공지능 사업 부문 위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중국 유력매체에 따르면 이번 감원 비중은 30%, AI 칩 부서 50%로 추정된다. 인공지능은 잔커퇀이 비트메인을 반도체 개발 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주력해왔던 분야다.
최근 비트메인의 AI칩 사업 총괄로 새롭게 임명된 왕쥔은 현지매체인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AI 칩 사업 축소는 예고된 수순"이라며 "불필요한 (물적, 인적) 자원을 정리하고 규모화, 역량 집중화된 생산 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잔커퇀은 "현 경영진이 이처럼 자살에 가까운 그릇된 결정을 했다면 비트메인 최대주주이자 창업자, 회사를 6년간 이끌어 온 최고경영책임자로서 구조조정에 매우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우지한이 8일 개인 SNS를 통해 "훌륭하고 우수한 절대 다수의 동료들은 난감하겠지만 선택을 해야한다. 우수한 동료일수록 회사에 잘 모이고 또 잘 해산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향후 비트메인이 더 커지게되면 우선적으로 교우 네트워크에게 일할 기회가 주어질 것. 만약 그때 그들을 다시 불러오지 못하더라도, 동료들을 위해 보다 나은 환경(임금 등)을 마련하는 것도 인지상정이다"라 덧붙였다.
그는 "소수의 잘못은 언제나 다수가 짊어진다. 잔커퇀은 언제나 누군가가 자신을 떠받들고 아첨하는 것을 좋아했다. 오히려 직언을 일삼는 '충신'은 멀리했다. 그런식으로 그는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고 잔커퇀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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