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영국을 비롯한 6개 중앙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를 위한 연구 그룹을 설립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유럽연합, 일본,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중앙은행과 함께 디지털화폐(CBDC)를 공동으로 연구하는 그룹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중국 인민은행(PBoC)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 그룹은 CBDC 사용사례, 국가 간 상호운용성, 기반 기술, 설계, 새로운 기술 등을 공유하고, 평가할 계획이다. BIS 혁신허브 총괄 브누아 꾀레와 영국 중앙은행 부총재 존 커닐프가 공동 대표를 맡는다.
이와 관련해 BIS 사무총장 아우스틴 카르스텐스는 "페이스북과 같이 이미 데이터 리소스를 보유한 기술 대기업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공정 경쟁을 낳을 수 있다"면서 "혁신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금융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디지털 화폐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그룹 설립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CBDC 등 디지털화폐에 대해 각국이 적극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페이스북의 리브라 발행 추진은 수십년 후에도 국가가 화폐를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일으켰다. 이에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연구와 함께 자체적인 디지털화폐 발행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일본중앙은행 결제지급 부문 수석을 지낸 히로미 야마오카(Hiromi Yamaoka)는 "공동 연구그룹 설립은 단순한 정보 공유 목적이 아니라 리브라와 같은 디지털 화폐를 저지하기 위한 시도"라 평가했다.
전 수석은 "(공동연구를 통해) 대규모 도매 결제 부문의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앞당길 수 있다. 반면 소규모 소매 결제 부문의 디지털화폐 도입은 장벽이 훨씬 높은데 이는 민간 부문의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리브라'가 등장함에 따라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디지털화폐는 거래 비용을 더욱 저렴하게 할 것이다. 주요 중앙은행들도 디지털 기술로 결제를 효율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통해 더 손쉽게 마이너스 금리를 심화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CBDC로 통화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는 다소 약화된 것 같다"며 "일본 중앙은행은 공동 연구에 참여하지만 당분간 CBDC를 내놓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디지털화폐 관련 연구를 진행했으며, 현재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앞두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다른 나라로 확대되는 추세다.
작년 말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약 60개국 중앙은행 중 18개가 넘는 중앙은행이 공식적으로 CBDC를 개발하거나 출시한 상태다. 나머지 70% 중앙은행은 각국 동향을 살피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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