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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4조원대 암호화폐 사기 주범 '브이글로벌', 경영 정상화 핑계로 지분 투자 모집 나서

박소현 기자 | 기사입력 2021/06/28 [10:22]

[단독]4조원대 암호화폐 사기 주범 '브이글로벌', 경영 정상화 핑계로 지분 투자 모집 나서

박소현 기자 | 입력 : 2021/06/28 [10:22]

 

국내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가상자산) 다단계 사기 사건으로 유명한 '브이글로벌'이 경영 정상화를 핑계로 또다른 영리법인을 설립한 후 자금모집에 나서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을 맡은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브이글로벌 피해자 수는 약 6만9000명, 피해 규모는 3조85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4년(2017-2020년) 간 국내 암호화폐 범죄 피해액인 1조6000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이번 사건은 기존 다단계 사기와 달리 2030 청년층까지 주요 피해자로 확대되고 있다”며 “브이글로벌 여파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규모가 1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브이글로벌은 "최소 한 계좌(600만원) 이상 투자하면 1년 안에 수익률 300%를 보장한다"고 홍보해왔다. 투자한 계좌 수만큼 브이글로벌 거래소가 자체 개발한 암호화폐 ‘브이캐시(Vcash)’ 에어드랍 패키지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이들은 브이캐시를 현금으로 1:1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브이글로벌 측은 추천수당을 준다면서 투자자가 또 다른 투자자를 끌어들이도록 적극 권장했다. 그 결과 부모와 형제, 친척, 친구 소개를 받은 사람들의 투자가 줄을 이었다. 이 같은 네트워크 마케팅(다단계) 방식으로 브이글로벌 투자자는 단 8개월 만에 7만명대까지 늘어났다.

 

사업 초반에는 브이캐시가 바로 현금으로 전환되면서 약속한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에 투자자들은 대출까지 받아가며 전재산을 '올인'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직접적인 현금전환 서비스가 중단됐다. 그 이후로 현금전환 절차가 복잡해졌고, 이 과정에서 현금 전환비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브이글로벌은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어 사업이 망해도 원금을 챙길 수 있다", "기업은행이 믿고 계좌를 터줬다", "한국 최초로 세계적인 규모의 바이낸스 거래소와 MOU를 체결해 오더북을 공유하고 있다", "외부에서 3000억원을 투자받았다"고 홍보했으나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 

 

결국 지난달부터 브이글로벌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법 및 방문판매업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 경찰은 압수수색과 더불어 브이글로벌 자금 2400억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해 법원에서 인용 결정을 받은 상태다. 

 

이에 브이글로벌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는 연일 참담한 심정을 전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중 피해자를 가족으로 둔 박유나(가명)씨는 “아버지가 가족 모르게 전재산을 투자했다”며 “그저 원금만이라도 돌려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정상적인 거래소가 수사기관과 언론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자발적으로 브이글로벌을 옹호하고 있다. 거액을 투자한 피해자들은 거래소가 폐쇄될 경우 원금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브이캐시 전환 비율은 100만당 5만원 수준이다. 

 

이 같은 투자자들을 상대로 브이글로벌은 비밀 공지를 통해 "브이캐시 가격 정상화와 투자자 재정 지원을 위해 구제법인 (주)렛츠고 투게더를 설립했다"면서 오히려 4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코인리더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브이글로벌 측은 지분 투자자에게 VH(브이캐시 코인을 발행한 회사) 주식 발행 혹은 렛츠고 투게더 차용금증서 발행 등을 제시했다. 이 역시 수익은 커녕 원금 회수조차 힘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해당 공지를 접한 브이글로벌 피해자 윤미라(가명)씨는 “막판까지 쥐어짜내기를 하고 있다. 내부에서 직원들 임금도 밀려있다는데 원금을 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이진화(가명)씨는 “희망고문만 하다가 끝끝내 해결을 안해줄 것이다. 브이캐쉬 가격 정상화가 가능하겠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관련해 브이글로벌 피해자 집단소송을 맡은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는 “브이글로벌 정상화는 있을 수가 없다. 돌려막기 폰지 사기의 경우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이 신규 투자자의 피해금액일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식으로 정상화하는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이글로벌 은닉자산에 대한 조속한 추가 몰수, 추징보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피해자분들은 주범 및 상위 직급자의 시간끌기에 더 이상 속지 말고 형사고소부터 몰수,추징보전금액에 대한 피해자 환부절차를 미리 준비하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법무법인 대건은 브이글로벌 피해자 150명을 대리하여 이병걸, 백대겸, 허욱 등 브이글로벌 임직원 3명을 사기, 유사수신행위 금지 위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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