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유입 효과가 빠르게 식고 레버리지 자금까지 이탈하면서, 엑스알피(XRP, 리플)의 가격 버팀목이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
12월 28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AMB크립토에 따르면, XRP는 최근까지 이어졌던 ETF 순유입 흐름에도 불구하고 가격 반등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구조적 약세 신호를 쌓아가고 있다. 초기 ETF 자금 유입으로 XRP 관련 ETF의 총 순자산은 약 12억 4,000만 달러까지 늘었지만, 최근 들어 일별 유입 규모는 사실상 정체 상태에 들어갔다.
ETF 자산 규모 자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대규모 자금 이탈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시장에서는 ETF 주도의 신규 매수세가 사실상 멈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기관 자금은 스팟(현물) 시장에서 조용히 유입되며 가격을 방어했고, 고래 지갑의 재매집도 확인됐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지지 흐름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온체인 데이터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글래스노드의 HODL 웨이브에 따르면, 2~3년간 XRP를 보유해온 장기 보유자(LTH) 비중은 11월 말 14.26%에서 12월 말 약 5.66%까지 급감했다. 한 달 만에 나타난 이례적인 감소로, 장기 보유층이 차익 실현에 나서거나 관망 국면으로 물러났음을 시사한다. ETF 유입 둔화와 장기 보유자 이탈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가격의 구조적 안정성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경계 신호가 분명하다. 크립토퀀트 데이터에 따르면 바이낸스 기준 XRP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은 약 4억 5,000만 달러로 떨어지며 2024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레버리지 포지션, 특히 롱 포지션 청산과 대규모 포지션 정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투기적 수요가 빠지면서 단기 변동성을 키울 동력 역시 크게 줄어든 셈이다.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축소 자체가 중장기적으로는 건전한 구조 조정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ETF 유입 둔화, 장기 보유자 비중 감소, 파생시장 참여 약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현 국면에서는 XRP 가격이 외부 변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뚜렷한 신규 수요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다음 방향성은 ‘신뢰 부족’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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