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입구 로비에서 만난 조지 툴레브스키 IBM 싱크랩 선임 매니저는 뉴욕주 요크타운하이츠에 자리잡은 이 건물이 1961년 완공됐다고 소개했다.
건축 설계는 워싱턴DC 덜레스공항, 뉴욕 JFK공항의 TWA 비행센터 등을 설계한 유명 건축가 에로 사리넨이 했다.
지어진 지 60년도 더 된 이 왓슨 연구소는 현재도 최신 인공지능(AI) 기술과 양자컴퓨터 기술을 연구하는 IBM 연구부서의 본거지다.
툴레브스키 매니저는 "IBM 연구실 인력의 약 절반이 이 건물에서 근무한다"라고 말했다.
연구소 1층 안쪽으로 들어서자 발표 공간 옆엔 실제로 가동 중인 IBM 퀀텀 시스템 투가 자리 잡고 있었다.
IBM의 양자컴퓨터 부문을 총괄하는 제이 감베타 부사장은 이날 뉴욕 주재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우리는 1∼2년 이내에 '양자우위'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양자우위란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IBM의 개발 로드맵에 따르면 유용한 양자컴퓨터는 5∼10년 후에는 나타날 것이라는 게 감베타 부사장의 전망이다.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 20년은 남았다고 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말은 틀렸다고 보냐고 묻자 "누구든 각자의 의견은 가질 수 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틀렸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었다.
일반 컴퓨터는 정보 단위(비트)가 0 또는 1의 값만 가지지만, 양자컴퓨터의 정보 단위(양자비트)는 양자 중첩성 성질로 인해 0과 1이 혼재된 상태를 가진다.
이에 따라 0과 1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으며 방대한 양의 연산을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의 발전은 우주항공, 금융, 환경,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양자컴퓨터 연구는 IBM과 구글이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IBM 연구진은 127개의 양자비트로 구성된 IBM의 이글 양자 프로세서와 캘리포니아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비교해 주목받았다.
입자 수에 따라 문제 난도가 증가하는 실험을 했을 때, 특정 입자 수를 넘어가면서 슈퍼컴퓨터는 계산에 실패했지만, 이글은 문제를 해결했다.
IBM은 지난해 말 새로운 양자 프로세서 '헤론'을 공개하며 선도자 지위를 과시했다. 헤론은 최대 5천개의 게이트로 구성된 양자 회로를 실행할 수 있다고 한다. IBM 개발 로드맵에 따르면 이 수치는 2029년에는 1억개로 늘어난다.
큐비트가 현악기의 줄이라면 게이트는 그 줄로 연주할 수 있는 음에 비유할 수 있다고 감베타 부사장은 설명했다. 줄과 음의 수가 추가될수록 더 복잡한 계산이 가능해진다.
그는 양자컴퓨터의 오류율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며 헤론의 오류율이 1천분의 1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보안을 유지하는 암호를 양자컴퓨터가 풀 수 있을까.
감베타 부사장은 "비대칭 알고리즘(RSA)을 기반으로 암호화를 구축했다면 우리가 더 큰 규모의 양자컴퓨터를 만들면서 해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양자컴퓨터가 해독할 수 없는 암호화 알고리즘이 있다는 점에서 사용된 기술과 구축 방식에 따라 해독 가능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는 양자컴퓨터로 해독될 수 없는 알고리즘 기반으로 모든 기술을 재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IBM은 한국과도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연세대는 지난해 송도 국제 캠퍼스 퀀텀 컴퓨팅센터에 IBM 퀀텀 시스템 원을 설치하고 관련 연구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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