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세계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BTC) 가격은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Libra)와 관련한 미 상원 청문회가 광범위한 관심을 끌면서 3주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며 가파른 변동성을 지속하고 있다.
리브라에 대한 상원 은행위원회(Banking Committee) 청문회가 끝날 무렵 비트코인 가격은 9,590달러로 11% 이상 떨어졌다.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주 만에 처음이다.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시가총액 2위 알트코인인 이더리움(ETH)도 청문회 과정에서 거의 12%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주요 알트코인이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급락장은 입법자들이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대한 압력을 가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까지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 때문으로 읽힌다.
최근까지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이날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페이스북 리브라가 공개됐기 때문으로, 리브라가 암호화폐 시장에 합법성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브라가 발표된 이후 한 달 동안 전 세계 규제 당국은 24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급기야 미국 국회의원들이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를 늘리거나 명확히 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일례로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마이크 크라포(Mike Crapo) 의장은 "리브라 발표로 정책 입안자와 규제당국이 명확한 도로규칙을 제정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진행된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리브라 청문회는 예상대로 리브라 암호화폐에 대한 의원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다. 대표적으로 셰로드 브라운(Sherrod Brown) 의원(민주, 오하이오)은 페이스북은 연이은 스캔들로 우리의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음을 보여줬다면서 “페이스북이 국민들의 은행 계좌를 갖고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의회 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달 초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북 리브라의 '암호화폐(virtual currency)'는 기반이 약하고 신뢰성이 거의 없다. 만약 페이스북과 다른 암호화폐 기업들이 은행이 되기를 원한다면, 새로운 라이선스와 모든 규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청문회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아닌 페이스북을 정조준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 암호화폐 전문가이자 경제 전문 방송채널 CNBC 크립토트레이더쇼(Cryptotrader show) 호스트인 란 노이너(Ran NeuNer)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리브라 청문회는 암호화폐가 아닌 페이스북 얘기로 가득하다"며 "의회는 페이스북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한편 암호화폐 분석가들은 최근 리브라 이슈로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암호화폐 헤지펀드인 비트불 캐피탈(BitBull Capital) 최고경영자(CEO)이며 기술 분석가인 조 디파스퀘일(Joe DiPasquale)은 "리브라 프로젝트 초기 발표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던 것처럼 비트코인을 둘러싼 부정성이 이제는 비트코인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C2C(crypto-to-crypto) 파생상품 플랫폼 아뮬렛(Amulet) 관리 이사인 마루앙 가르콘(Marouane Garcon)은 "전 세계 정부들은 일반적으로 리비아와 그 계획에 반대해 왔다. 그것이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이 하나의 요인이라고 믿는다"면서 "비트코인과 달리, 리브라는 자신이 의도한 것을 달성하기 위해 규제 감독에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토로(eToro)의 분석가인 마티 그린스펀(Mati Greenspan)은 "리브라 프로젝트를 둘러싼 흥분은 그들의 백서 발표 이전부터 시장에 주된 초점이 되어 왔지만, 그것이 가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암호화폐 거래 정보 사이트 트레이드블록(TradeBlock)의 디지털 통화 연구가인 존 토다로(John Todaro)도 "리브라 주변의 대중적 스포트라이트가 디지털 통화 공간의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열린 '리브라 청문회'에 참석한 페이스북의 칼리브라(Calibra) 대표 데이비드 마커스(David Marcus)는 "리브라 발행 전 미국 및 각국 규제 당국과 충분한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규제에 대해 "매우 동의하며 페이스북은 어떠한 규제도 피하지 않을 것이고 리브라는 기존 시스템보다 더 엄격한 통제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특히 마커스 CEO는 "미국이 암호화폐와 결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지 않는다면 다른 국가들이 할 것"이라며 "우리가 아니라면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업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을 통제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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