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두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실적 발표 기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주요 기업의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
1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1.36포인트(0.47%) 오른 43,065.2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82포인트(0.77%) 상승한 5,859.85,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59.75포인트(0.87%) 뛴 18,502.69에 장을 마쳤다.
이날 법정 공휴일 '콜럼버스의 날'을 맞아 채권시장은 휴장했으나 미국 주식시장은 개장했다.
휴일인 만큼 시장을 좌우할 만한 주요 경제 지표가 발표되지는 않았다. 증시의 거래량도 평소보다 적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실적 기대감을 갖고 주식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지난 10일 약보합을 기록한 것만 제외하면 3대 주가지수는 최근 5거래일간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다우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43,000선을 상향 돌파했다.
앞서 지난주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는 3분기 호실적과 상향된 실적 전망치를 공시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은행 실적은 월가가 해당 분기의 실적 성과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여기곤 한다. 오는 15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 존슨앤드존슨, 16일에는 모건스탠리와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이 3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에 속한 기업 중 30개 기업이 3분기 실적을 공개했으며 평균적으로 순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약 5% 상회했다. 이는 지난 분기 같은 시기의 3% 상회보다 개선된 수치다.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푸스 최고 투자 전략가는 "선거의 해를 맞아 대통령 후보들이 제시한 정책의 불확실성이 있고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도 고조되지만, S&P500은 올해 45번째로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경제 탄력성과 건강한 이익 성장세를 보여줬다"며 "이는 더 상승할 여지가 있는 시장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오고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불안정한 요소도 표면화하고 있어 증시가 조용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경계감도 커지는 중이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 분석가는 "3개월 또는 6개월 이상의 시계열로 보면 경제 연착륙과 기업 이익 성장세, 올바른 이유를 바탕에 둔 금리인하 등을 고려해 우리는 여전히 꽤 낙관적"이라면서도 "특히 선거 전 마지막 3~4주 동안 변동성이 일부 돌아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거대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인 가운데 엔비디아는 2.43% 오르며 역대 최고치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장 중 3조4천억달러를 넘어선 뒤 3조3천86억달러로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장중에 139.60달러까지 올랐다가 소폭 뒤로 물러섰다. 사상 최고치는 지난 6월 20일에 기록한 140.76달러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86.63% 상승했다.
위성 라디오 방송 서비스 기업 시리우스XM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지주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주 주식 360만 주를 8천700만 달러에 사들여 지분을 확대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7% 이상 뛰었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대형 중장비 제조사 캐터필러는 모건스탠리가 실적 변화에 우려를 표하며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내리고 목표주가를 349달러에서 332달러로 하향 조정한 후 주가가 2% 밀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지난달 '빅 컷'(50bp 금리인하)한 이후에는 통화완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데이터의 전체성(totality)은 통화정책이 9월 회의에서 필요했던 것보다 금리인하 속도와 관련해 더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고용보고서에 대해서도 "예상하지 못하게 강력했다"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상당히 건강했다"고 평가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연설에서 완만하게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몇 개 분기에 걸쳐 "추가적인 완만한 인하"가 적절하다며 현재 연준의 정책 기조가 제약적이지만 어느 정도 제약적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가 0.1% 하락했을 뿐 나머지 업종은 모두 올랐다. 기술과 유틸리티는 1% 이상 오르며 증시 전반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마감 무렵 14%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6포인트(3.71%) 내린 19.70을 기록했다.
한편 뉴욕유가가 2% 넘게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수요 예측치를 또 낮춘 데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겹치면서 유가는 강한 하방 압력을 받았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73달러(2.29%) 급락한 배럴당 73.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58달러(2.00%) 밀린 배럴당 77.46달러에 마감했다.
OPEC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4년 수요 증가폭이 하루 190만 배럴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기존 예측치 하루 200만 배럴에서 10만 배럴 줄어든 수치다.
OPEC은 내년 수요 증가폭도 하루 170만 배럴에서 하루 160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OPEC은 이날까지 포함해 세 번 연속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유가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을 비롯해 주요국의 수요 둔화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이 상충하는 흐름이다. 중국의 수요 둔화는 유가를 끌어내리는 재료인 반면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은 공급 불안을 야기해 유가를 밀어 올리는 재료가 된다.
OPEC의 이날 발표로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되면서 유가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앞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에 최근 유가가 급등했던 만큼 이날 급락에는 차익 실현 성격도 묻어난다.
지난 주말 중국 란포안 재무부 장관의 기자회견도 원유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주말 간 중국 재정부(재무부)는 지방정부가 특수채를 발행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방안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분양 주택 매입에 투입될 수 있는 자금과 연내 실제로 추가 발행될 수 있는 특별국채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이날 "중국이 초장기 특별 국채를 활용해 6조 위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국채는 3년에 걸쳐 발행되고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장부 외 부채들을 청산하기 위해서도 일부 쓰이게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분석가는 "중국의 통화 부양책은 경기 부양에 실패했고 중국 재무부가 주말에 더 많은 돈을 빌리겠다고 발표한 것은 진부한 표현과 문구로 가득 차 있다"며 시장을 안심시키거나 설득력 있는 세부 내용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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