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GENIUS) 법안’을 시행하면서 의도치 않게 암호화폐 시장을 미국 재정 운영의 핵심 축으로 끌어들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1월 27일(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FX스트릿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규제 대상 스테이블코인이 반드시 100%를 미 재무부 단기국채로 보유하도록 강제해, 시장이 성장할수록 미국 정부의 부채 조달 능력이 강화되는 구조를 만든 것이 핵심이다.
지니어스 법안이 설계한 구조는 단순한 소비자 보호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사실상 단기국채의 ‘강제 매입자’로 편입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 있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슨트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30년 2조~3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는 연준 다음으로 큰 미 국채 보유 주체가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민간 기업이 글로벌 자금 수요를 국채로 강제로 흡수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 법안은 더 큰 전략적 함의를 갖는다. 미국이 승인한 스테이블코인은 모두 국내 금융 시스템 내 자산으로만 100% 담보하도록 제한돼, 해외 이용자가 이를 채택할수록 미국 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미국 금융 인프라에 종속되는 구조를 갖게 된다. 이는 디지털 달러의 해외 확산이 곧 미 국채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규제 기반 시뇨리지 구조’를 만들며, 달러 패권의 다음 단계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구축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 같은 설계는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 변화를 설명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암호화폐 기업 차별 금지를 명시한 백악관의 ‘페어 뱅킹’ 행정명령, 19만 8,000BTC를 보유하고 매도 금지 전략을 유지하는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그리고 대형은행의 암호화폐 수탁 확대 가이드라인 등이 모두 스테이블코인 기반 국채 수요 확대와 일관된 방향이라는 분석이다. 규제 환경이 암호화폐 성장과 국채 조달을 한 축으로 묶어 놓았다는 의미다.
월가의 움직임도 이를 확인시킨다. JP모건이 2025년 10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대출 담보로 수용하기로 한 결정은 CEO 제이미 다이먼의 과거 강경한 반대 입장과 대조되지만, 규제 변화에 대응한 실리적 선택이라는 풀이가 우세하다. 이는 암호화폐가 자금조달·담보시장에 편입되며 그림자금융 체계 속에서 새로운 유동성 원천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리스크도 뚜렷하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격히 축소될 경우 국채 금리는 상승 압력이 확대돼 50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이탈만으로도 단기금리가 최대 150bp까지 급등할 수 있다. 이는 미 재무부의 분기별 대규모 차환 구조에 직접 타격을 주어 금융시스템 불안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지니어스 법안 이후의 구조적 현실은 분명해졌다. 미국 정부는 지금 더 이상 암호화폐 시장을 단순 규제 대상이 아니라, 재정 안정과 국채 조달의 핵심 연결고리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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