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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물가에 韓 금통위 사상 첫 '빅스텝' 밟나

박소현 기자 | 기사입력 2022/07/13 [07:29]

치솟는 물가에 韓 금통위 사상 첫 '빅스텝' 밟나

박소현 기자 | 입력 : 2022/07/13 [07:29]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늘(13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1.75%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경제·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6%에 이른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4%에 근접한 기대 인플레이션율, 한국·미국 정책금리(기준금리) 역전 우려 등을 고려해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p)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통위가 통상적 인상 폭(0.25%p)의 두 배인 빅 스텝(0.50%p 인상)에 나서면, 이는 한은 기준금리 결정 역사상 처음이다.

 

더구나 금통위는 앞서 4월, 5월 두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세 차례 연속 인상도 전례가 없다.

 

시장과 전문가들이 이처럼 이례적 기준금리 줄인상과 최초 0.50%포인트 인상에 무게를 두는 것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으로 1년 뒤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도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다.

 

물가에 대한 심리적 눈높이가 높아질수록, 경제주체들이 그에 맞춰 상품·서비스 가격과 임금 인상에 나서면서 한 단계 높아진 물가 수준이 떨어지지 않고 굳어질 우려가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6%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수 있고, 기대 인플레이션율까지 빠르게 높아지기 때문에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만으로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며 "한은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라도 빅 스텝으로 강한 물가 안정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인데, 금통위가 이날 0.25%포인트만 올리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빅 스텝만 밟아도 0.00∼0.25%포인트의 역전을 피할 수 없다.

 

더구나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우리나라보다 0.25∼0.50%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원화 약세 탓에 같은 물건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수입해야 하는 만큼,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급등세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으로서는 0.25%포인트만 올렸을 때 한미 정책금리 역전 시점이 앞당겨지고, 역전 폭도 커지는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 환율에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이미 반영된 것 같은데, 실제 인상 폭이 0.25%포인트에 그치면 환율은 더 올라가고 수입 물가가 높아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 미국과의 격차는 0.50∼0.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하지만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전망대로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다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결국 한국보다 0.00∼0.25%포인트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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