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중앙은행이 향후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동률인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적어도 올해 말까지 금리 역전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사실상 기정사실이 됐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의 '깜짝' 상승세로 이보다 더 높은 1%포인트 가능성이 잠시 급부상했다가 연준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들의 연이은 0.75%포인트 인상 지지 발언에 대세가 0.75%포인트 인상으로 굳어졌다.
대표적인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0.75%포인트 인상을 여전히 선호한다고 밝혔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아이다호 빅터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런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0.75%포인트 미만으로 올릴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1%포인트 인상이 고려되느냐는 물음에는 즉답을 삼갔다.
중도 성향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총재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0.75%포인트 인상을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다.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금리정책에 침묵하는 '블랙아웃' 기간이 16일부터 시작됐으므로 결국 0.75%포인트 인상이 연준 인사들의 중론인 셈이다.
시장의 예측도 이와 비슷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페드워치에 따르면 0.75%포인트 인상 확률(71%)이 1%포인트 인상(29%)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0.5%포인트 인상은 시장의 안중엔 없었다.
당초 이번 정책회의 안건은 0.5%포인트 인상이냐 혹은 0.75%포인트 인상이냐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FOMC 회의를 마치고 연 기자회견에서 7월 회의에선 이 두 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시장의 전망으론 0.75%포인트 인상이 우세했다.
연준 인사들과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움직이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27일에 1.5∼1.75%에서 2.25∼2.5%로 오르게 된다. 이는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2.25%)보다 0∼0.25%포인트 높은 것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셈이다.
단, 한국은행이 다음 달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추가로 0.25%포인트 올리면 한미 기준금리가 같게 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이는 한은이 올해 남은 3차례 금통위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면 0.5%포인트 인상, 즉 '빅스텝'이 아니라 통상적인 인상을 하겠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한은이 남은 모든 회의에서 0.25%씩 올릴 것이란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예컨대 투자은행 JP모건은 한은이 0.25%포인트씩 3회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이러한 인상에도 금리 역전 추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오는 9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한미 기준금리가 동률이 된 지 한 달도 채 안 돼 다시 역전된다. 이후 최소 연말까지 역전 상태가 유지된다.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한 시장의 예상인 7월 0.75%포인트, 9월 0.5%포인트, 11월 0.25%포인트, 12월 0.25%포인트를 적용한 결과다.
여기엔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준이 점도표에서 제시한 전망치(3.4%)에 부합하는 3.25∼3.50%에 도달할 것이란 점이 전제됐다.
다만 이 전제도 최근 흔들리고 있다. 물가 충격을 고려하면 연말 기준금리가 이보다 더 올라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러드 총재는 최근 유럽경제금융센터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완고하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3.75∼4%까지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한미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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