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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시중은행 존속에 큰 위협"

박소현 기자 | 기사입력 2020/06/08 [22:02]

보고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시중은행 존속에 큰 위협"

박소현 기자 | 입력 : 2020/06/08 [22:02]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가 시중은행의 자금줄인 예금을 최소화시켜 은행의 존속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미디어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FRB) 연구팀은 최근 보고서 'CBDC, 모두를 위한 중앙은행'에서 "CBDC가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기능을 약화시키고 통화 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펜실베니아 대학, 시카고 대학과 협력해 CBDC 도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연구했다. 해당 연구는 중앙은행의 개방이 금융 중개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연준은 32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디지털 화폐의 도입이 금융 시스템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 즉, 모두에게 열린 중앙은행의 정당성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가 CBDC를 통해 중앙은행 계좌를 직접 보유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중앙은행은 예금 부문에서 민간 금융 중개기관과 경쟁하고, 대규모 중개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가 중앙은행으로 쏠리면서 중앙은행이 '예금 독점기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시중은행의 자금조달 기능이 약화돼 만기전환(Maturity transformation) 작업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만기전환은 예금 등 단기 조달자금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같은 장기적인 대출을 일으키는 행위를 말한다. 시중은행은 이러한 방식으로 대부자와 대출자 양 측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준은 "시중은행의 역할이 CBDC를 통해 수행될 수 있다"고 결론 내리면서도 "중앙은행들이 관련 잠재비용을 고려하고, 경제공황 같은 특수 상황에서의 잠재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 블록체인 전문가 마시모 부노모(Massimo Buonomo)는 코로나19로 인한 지속적인 저금리·저성장 상황 속에서 디지털 화폐가 은행 계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마시모 부노모는 4일(현지시간) 진행된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 질서'에 관한 패널 토론에서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이 디지털 화폐의 미래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며 "은행과 신용카드사가 독점해온 디지털 결제 분야에 디지털 화폐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새로운 선택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영란은행 등 일부 은행은 마이너스 금리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투자자는 계좌에 자금을 보유할 때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손실을 보게 된다.

 

부노모는 "금리는 은행 계좌가 가진 마지막 '킬러 앱'이었다"며 "지금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 계좌가 가진 유일한 장점은 디지털 결제를 지원한다는 점이겠지만 디지털화폐의 등장으로 은행 계좌는 설 자리를 잃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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