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했다는 소식에 따른 금리 부담에 하락했다.
2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6.89포인트(0.86%) 하락한 33,127.2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3.84포인트(1.26%) 떨어진 4,224.1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2.37포인트(1.53%) 밀린 12,983.81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의 움직임과 전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 기업 실적 등을 주목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으며 정책이 제약적이지만, 너무 긴축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불확실성과 위험,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고려해 위원회가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라고 언급하면서도 금리가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전날 파월 의장의 발언에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한때 5%를 돌파했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금리는 다시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2년물 금리는 8bp(=0.08%p) 이상 하락한 5.08%를, 10년물 금리는 6bp 이상 밀린 4.92%를, 30년물 금리는 2bp가량 떨어진 5.08%를 나타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내년 말이나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는 당국자 발언도 나왔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를 묻는 말에 "(인플레이션이) 2%에 가까워질 때"라고 답변했다. 구체적 시기를 묻는 말에는 "2024년 말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연준 당국자들은 내년 말 기준금리가 5.1%(중간값)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현 기준금리가 5.25%∼5.50%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 1회나 2회(올해 1회 추가 인상 때) 정도만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방기금금리가 고점에 다다랐거나 그 근처에 있다면서도 자신은 추가 인상을 지지하는 쪽에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정책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신중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금리 동결을 재차 주장했다.
금값은 2주 연속 올라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비트코인은 8월 이후 처음으로 3만달러를 돌파했다. 금리가 오르면서 대체 투자로 금과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은 지속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 중인 미국인 인질 2명을 풀어줬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을 막기 위한 압박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과 유럽 주요 국가 정상 등이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 논의를 위해 이집트에 모인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이스라엘과 미국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긴장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업들의 실적은 계속 엇갈리고 있다.
유전서비스업체 슐럼버거는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3%가량 하락했다.
태양광업체 솔라에지의 주가는 3분기 가이던스를 하향했다는 소식에 27% 이상 폭락했다. 도이체방크가 태양광 업체들인 솔라에지와 선런, 선노바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다는 소식도 나왔다. 선런과 선노바의 주가도 각각 7%, 6%가량 하락했고, 다른 태양광 업체인 인페이즈 에너지도 14% 이상 떨어졌다.
리전스 파이낸셜은 분기 순이익과 영업수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12% 이상 하락했다.
휴렛 패커드 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연간 실적 전망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6% 이상 떨어졌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주가는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5% 이상 하락했다.
S&P500지수에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으며, 에너지와 기술, 임의소비재, 자재, 금융, 통신, 유틸리티, 산업 관련주가 모두 1%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강한 경제 지표가 긴축 위험을 높여 금리를 끌어올리고, 이것이 다시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쿼트 뱅크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채권 매도세는 강한 비농업 고용과 예상보다 강한 물가 지표 이후 나온 강한 소매판매로 설명될 수 있다"라며 "이들은 모두 매파적 연준에 대한 기대에 불을 지폈다"라고 말했다. 채권 가격이 지표 강세로 하락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CIBC 프라이빗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시장이 채권시장을 주시하는 가운데 지금 (채권시장에서) 보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비교적 좋은 소식에도 국채 수익률(금리)이 오르고 있다. 이것이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주요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1월에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7.8%까지 높아졌다. 전날에는 93.4%였다.
12월 회의까지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6.5%,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21.8%에 달했다. 이는 전날의 29.9%에서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1포인트(1.45%) 오른 21.71을 기록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억류 중인 미국인 인질 2명을 풀어줬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중동의 긴장이 이번 사태로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2센트(0.69%) 하락한 배럴당 88.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 날부터 근월물이 되는 12월 인도 WTI 가격은 29센트(0.3%) 하락한 배럴당 88.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날 하락에도 한 주간 1.21% 올라 2주 연속 상승했다. 2주간 상승률은 7.20%에 달한다.
이날 하마스는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카타르의 노력에 부응해 알카삼 여단이 미국인 모녀 2명을 인도적 이유로 석방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약 200명을 납치해간 후 첫 석방이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이번 보도는 시장의 위험 프리미엄의 일부를 가져갔다"라며 "시장은 아무 희망없이 하루를 시작했으나 이번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잠재적 징후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브라이언 스완 선임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가 원유 공급이나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갈등에 계속 원유 시장의 변동성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해 북부에서 미 해군 구축함이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한 지상공격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는 소식에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된 바 있다.
예멘 반군 후티족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해당 미사일은 이스라엘 내부의 표적을 향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PI에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디렉터는 "후티와 다른 테러 파벌들이 "어디서든 미사일을 발사하며 이 전쟁에 동참하려고 하는 중동 상황에 해운 시장이 매우 취약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 원유 운송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사태가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해운 활동에 영향을 주는 광범위한 지역 분쟁으로 확대되는 것도 하나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코인리더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Tech Economy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