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가 둔화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3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0.47포인트(1.47%) 상승한 35,950.8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22포인트(0.38%) 오른 4,567.80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2.27포인트(0.23%) 하락한 14,226.22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S&P500지수는 8월 초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1월 한 달간 8.8% 오르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8.9%, 10.7%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2022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월간 상승률은 2022년 7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연준 선호 물가 지표와 연준 당국자 발언 등을 주시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는 시장의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미국의 10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올라 시장의 예상치와 같았다. 이날 수치는 전달의 3.7%에서 둔화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도 0.2% 올라 전달의 0.3%에서 둔화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예상치에도 부합했다.
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도 전년 같은 달 대비 3.0% 상승해 전달의 3.4% 상승에서 둔화했다.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연준의 올해 금리 인상은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더욱 강화됐다. 여기에 연준이 내년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연준 당국자들의 완화적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정책이 상당히 제약적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제약적 기조를 한동안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금리 인하 기대를 사전 차단했다.
그는 현재 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나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토론을 주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다음날 애틀랜타 스펠만 대학에서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각각 대담과 패널 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주간 실업 지표는 이전보다 증가해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5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7천명 증가한 21만8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2만명을 밑도는 수준이다.
10월 잠정 주택판매지수는 전월보다 1.5% 하락한 71.4를 기록해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잠정 주택 판매지수는 주택의 매매계약까지는 성사됐으나 대금 지급 등 거래가 완결되지 않은 상태를 지수화한 것으로 수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고금리 환경으로 거래가 줄었다는 의미다.
S&P500지수 내 헬스, 산업, 금융 관련주가 1% 이상 올랐으며, 통신과 임의소비재, 기술 관련주는 하락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사이버트럭 인도 이벤트를 맞아 1.6% 하락했다.
세일즈포스의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과 연간 전망치 상향 소식에 9% 이상 올랐다.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배당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데 힘입어 전날에 이어 0.3% 상승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주가는 석유생산업체 크라운록을 인수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2%가량 하락했다.
스노플레이크의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에 7%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으나, 이것이 연준을 만족시킬만한 수준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글로벌 전략가는 "오늘 아침 PCE 수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것이 연준이 최종 승리를 선언할 정도로 충분한 수준인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자산관리의 브렌트 슈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잘못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연준은 완만한 침체가 올 때까지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 연준이 경제 둔화와 일자리 감소를 볼 때까지 높은 금리를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내년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46.6%,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51.1%를 기록했다.
내년 5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8%,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21.1%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6포인트(0.46%) 하락한 12.92를 기록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산유국들이 총 하루 220만배럴에 달하는 자발적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하락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90달러(2.44%) 하락한 배럴당 75.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달에만 5.06달러(6.25%) 하락해 2개월 연속 약세를 보였다. 2개월간 하락률은 16.33%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OPEC+는 이날 일부 산유국들이 석유 시장 안정과 균형을 위해 내년 1분기까지 하루 총 220만배럴의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사우디의 하루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이 포함된 수치다.
하지만 이는 자발적 감산으로 협의체 차원의 공식적인 의무 감산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유가도 회의 결과 전에 하루 100만배럴의 추가 감산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에 오름세를 보이다 합의 불발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사우디가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내년 1분기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이라크가 하루 22만3천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하루 16만3천배럴을, 쿠웨이트는 13만5천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이 하루 8만2천배럴, 알제리가 하루 5만1천배럴, 오만이 하루 4만2천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하루 50만배럴의 원유 및 원유 제품을 감산하기로 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트레이더들은 이번 감산이 자발적인 감산으로 의무가 아니라는 점에서 OPEC+ 회원국들이 감산을 따를지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앙골라는 이날 OPEC이 요구하는 새로운 생산 쿼터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는 내년 1월부터 하루 118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OPEC이 정한 111만배럴 쿼터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동안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OPEC+ 협의체의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위험을 우려해왔다. 산유국들이 앞다퉈 증산에 나설 경우 유가는 더욱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US 뱅크 에셋 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는 마켓워치에 "유가가 초기에 OPEC이 내년까지 감산을 연장하고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오름세를 보였으나 투자자들은 OPEC+ 산유국들이 이를 따를지 여부와 계절적으로 수요가 둔화하는 시기를 앞두고 수요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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