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국 국채 5년물 금리는 2.66%로 30년물 금리(2.64%)보다 높은 수준이다. 앞서 이달 초에도 5년물과 10년물 금리 간 역전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만기가 가장 짧은 채권부터 만기가 가장 긴 채권 금리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우상향 곡선이 된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 이런 수익률 곡선이 점차 평탄해지고, 나아가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져 수익률 곡선이 뒤집히기도 한다.
대개 이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후퇴 전조로 여겨지며, 시장에서는 주로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차가 가장 예측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장기물보다 단기물 위주로 투매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에 채권 가격이 내리면 금리가 오른다.
시장은 연준이 올해 남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포인트나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국채 단기물 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는 상황이란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에 대해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나아가 수익률 곡선의 만기가 짧은 부분은 아직 평탄화되지 않고 여전히 가파른 점에 주목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28일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폭등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5년물 금리(2.970%)와 30년물 금리(2.891%)는 2017년 10월 27일(5년물 연 2.411%·30년물 연 2.401%) 이후 처음 역전됐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50조원 규모 2차 추경 편성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적자국채 우려가 재차 커졌다.
이에 대해 SK증권 신얼 연구원은 "연준발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이 전방위로 국내외 채권 약세장을 이끌고 있으며 국내 추경 이슈도 우려를 자아냈다"며 "한국은행의 집행부 공백기에 당국의 시장 안정화 정책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준이 금리 인상에 들어간 만큼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금리 차가 줄거나 역전되면 국내 채권의 투자 매력이 감소할 수 있다.
삼성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기준금리 역전 전망에 지난해부터 강한 매수세를 이어온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막고자 한은은 2분기 중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외에도 일본과 호주 국채 금리 역시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0.25%를 기록 중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필요한 만큼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겠다고 최근 2차례나 밝혔음에도 10년물 금리가 올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호주 국채 3년물 금리는 0.17%포인트 급등한 2.39%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중앙은행(RBA)도 기준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유지하겠다고 주장했으나, 시장은 이런 RBA의 입장에 극히 회의적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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