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지난 2·4·5월에 이어 13일 기준금리를 다시 3.50%로 묶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 2.7%)이 21개월 만에 2%대로 떨어진 상태에서, 굳이 무리하게 금리를 더 올려 가뜩이나 수출 부진과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불안한 경기와 금융을 더 위축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달 말 예상대로 정책금리(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더 올리면 한·미 금리차가 사상 초유의 2.00%p까지 벌어지고,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금통위가 다시 동결을 결정한 데는 무엇보다 불안한 경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과 내수 회복 지연으로 정부나 한은이 기대하는 하반기 경기 반등, 이른바 '상저하고' 흐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도 이달 초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p 낮췄다.
앞서 지난 5월 말 한은 역시 반도체 등 IT(정보통신) 경기 회복이 뚜렷하지 않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기대보다 작다며 성장률 눈높이를 1.4%까지 내린 바 있다.
최근 불거진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승과 예금 인출 사태도 금통위원들의 주요 동결 근거가 된 것으로 짐작된다.
반대로 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긴축 정책의 가장 중요한 배경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은 눈에 띄게 줄었다. 6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2.7% 올랐는데, 2%대 상승률은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75%p(한국 3.50%·미국 5.00∼5.25%)로 유지됐다.
한편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은 1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5%로 올렸다고 밝혔다.
캐나다은행은 이날 정례 금리 정책 회의를 열고 물가 상승 압력을 관리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금리 인상은 지난해 3월 이후 10번째로, 이에 따라 기준 금리는 지난 2001년 4월 이후 2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캐나다은행은 성명에서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내년까지 3%대에 머물면서 관리 목표선인 2%에 도달하려면 2025년 중반이 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성명은 "물가 상승 추이가 지난 1월과 4월 우리가 예측했던 속도보다 늦은 회복을 보인다"며 "안정적 물가 회복이 위태로워져 2% 목표로 개선되기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캐나다은행은 지난달 물가 상승 추이가 전망치를 상회하자 지난 1월 이후 4.5%로 동결해 오던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 긴축으로 돌아섰다.
캐나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6월 전년 대비 8.1% 올라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계속 둔화, 5월 들어 상승률이 3.4%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캐나다은행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캐나다은행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올여름 기간 3%대로 하락하고 내년 하반기 2% 선으로 떨어져 관리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날 캐나다은행은 향후 결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추가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티프 매컬럼 총재는 회견에서 "추가 행동에 대한 새로운 상황이 생기면 정책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렇다고 필요 이상의 행동을 더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은행은 경제 수요가 예상외로 강세라면서 그 배경으로 ▲빠른 인구 증가 ▲활발한 고용 시장 ▲누적된 저축 및 ▲중앙·지방 정부의 지출 증가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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