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길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하락했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오르면서 나스닥 지수는 3거래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6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8.78포인트(0.57%) 하락한 34,443.1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1.35포인트(0.70%) 하락한 4,465.48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8.48포인트(1.06%) 내린 13,872.47에 거래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유가 급등세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되살아난 점에 주목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면 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역시 좀처럼 끝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연준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기간도 길어지게 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7.54달러로 9거래일 연속 올랐다.
유가는 올해 최고치이자, 지난해 11월 1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했다.
미국의 서비스 업황이 확장세를 이어간 점도 연준의 금리인상 지속 우려를 뒷받침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52.5)와 전월치(52.7)를 모두 상회하는 수준이다.
S&P글로벌이 발표한 8월 서비스업 PMI는 50.5로 최종 집계됐다. 전월치인 52.3보다는 낮지만, '50'을 상회하며 업황이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미 국채수익률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는 위축됐다.
특히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장중 5%를 웃돌아 기술주에 부담을 줬다.
이날 오후 연준 자체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경기 상승세가 완만하다고 봤다.
연준은 여름 동안 대부분 지역의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했다고 봤다.
하지만 연준은 "관광에 대한 소비지출이 예상보다 강했는데 이는 팬데믹 시대에 억눌렸던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 수요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진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또 "일부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저축액을 모두 소진했으며, 지출을 위해 대출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보고를 했다"고 강조했다.
고용 증가세는 전국적으로 둔화됐고, 임금 상승률도 상반기에는 높았지만 하반기에는 둔화될 것이라고 연준은 전했다.
당국자 발언은 더욱 신중해졌다.
이날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신중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의 발언은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피력해 온 금리 인상 '신중론'과 맞닿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콜린스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 개선세가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판명될 경우,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쉽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월가의 저명한 이코노미스트이자 알리안츠그룹의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와중에 나타난 유가 상승은 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엘-에리언은 미국 경제 방송 CNBC 인터뷰에 출연해 "연준은 이번 달에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지만, 향후에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보니크 주식 전략가는 고금리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올해 연말 S&P500지수가 현재 수준보다 약 7% 정도 낮을 것이라고 전했다.
종목 별로 보면 미 국채수익률 상승에 따른 기술주 하락이 눈길을 끌었다.
엔비디아와 애플이 3% 이상 하락했고, 테슬라는 1%대 하락했다. 아마존닷컴도 1%대 내렸다.
'밈 주식'으로 알려진 AMC의 주가는 30% 이상 폭락했다. AMC는 자금 조달을 위해 최대 4천만 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쿠는 비용 감축을 위해 직원의 10%를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로쿠의 주가는 2%가량 상승했다.
업종 지수를 보면 에너지와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올랐고, 나머지 지수는 모두 내렸다.
연준은 오는 19일부터 이틀 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3.0%로 반영됐다.
11월 회의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56.5%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44포인트(3.14%) 상승한 14.45에 거래를 마쳤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BTC) 가격은 지난 24시간 동안 여전히 보합권을 맴돌았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9월 7일 오전 7시 38분 현재 기준으로 24시간 전 대비 0.02% 하락한 25,7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시총 2위 코인 이더리움(ETH)은 0.08% 상승한 1,632달러에 거래 중이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0.05% 증가하며 현재 약 1조 400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FxPro 수석 시장 분석가인 알렉스 쿠프치케비치(Alex Kuptsikevich)가 "비트코인 일봉 차트 기준 50일 이동 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오는 데드크로스가 다음주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비트코인 약세 모멘텀 강화로 인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번 데드크로스는 2022년 1월 발생했었다.
또 매체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과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 달러 지수는 한때 104.90까지 치솟으며 3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다른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비트코인 는 9월 1일 이후 25,333달러에서 26,156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변동성 스퀴즈는 변동성 확대가 뒤따르지만, 변동성 확대의 방향을 확실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9월 들어 6년 연속 하락했다. 이 역사적인 데이터는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억제하고 하락세를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비트코인과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미국 달러 인덱스(DXY)는 지난 몇 주 동안 급격히 상승했다. 이 두 가지 모두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체는 "낮은 수준이 구매자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암호화폐 강세장이 우울하고 파멸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나 이상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이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은 하락세를 제한할 수 있다. 몇몇 분석가들은 이 이벤트가 비트코인에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은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단기 약세가 있을 수 있지만, 낮은 수준에서는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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